이준석 대표와 최고위원인 조수진 공보단장 간의 갈등으로 시작된 국민의힘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이 대표는 20일 저녁 조수진 단장이 자신을 비방하는 내용의 유튜브 방송 링크를 복수의 언론인에게 보냈다며, 조 단장을 향해 사퇴를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날렸다.
두 사람의 갈등이 표면화된 건 이날 오전부터다.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선대위 지휘체계를 두고 고성을 주고 받으며 정면 충돌하면서다.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 이 대표는 조 단장의 거취에 대해 "본인 하기에 달려 있다"고 일단 구두 경고를 날렸고, 조 단장도 "현재 발생하는 일련의 상황은 모두 제 책임이다"며 자세를 낮춰 상황은 일단락 되는 듯 했다.
갈등이 재점화된 건, 조 단장이 언론인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이준석 대표 비방 문자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날 조 단장의 사퇴 요구와 함께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 사진을 함께 첨부했는데, 조 단장이 발신인으로 된 채팅창에는 '이준석 황당한 이유로 난동! 정신건강 우려된다! 지금이라도 사퇴시켜야!'라는 제목의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방송 링크가 들어 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최근 이 대표 탄핵 운동을 벌이고 있다. 캡처 사진 조 단장의 메시지를 받은 기자로부터 '제보' 받았다는 게 이 대표 측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도대체 조 단장은 왜 공보 업무에 집중 못 하고 이준석 정신건강을 걱정하는 가로세로연구소 링크를 복수의 언론인에게 전송하고 계신가"라고 조 단장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본인이 직접 이런 방송을 찾아보고 전송하고 있을 만큼 선대위 업무가 한가한가.게다가 아침에 사과하고 저녁에 도발하는 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 후보의 활동을 알리고 상대의 부적절한 의혹 제기에 대응하기 위해 일해야지 이게 뭔가."
이날 오전 비공개 선대위 회의에서의 충돌도 심상치 않았다. 이 대표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본인을 지나치게 공격하는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발(發) 일부 언론 보도가 많으니 정리 좀 해달라"고 주문하자, 조 최고위원이 "내가 왜 명령을 들어야 하느냐. 나는 후보 말만 듣는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며 반발했다는 것. 이에 발끈한 이 대표는 책상을 치고 회의장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처음이 아니다. 선대위 출범 이전 당 지도부 시절에도 두 사람은 '아들 퇴직금 50억 원'으로 논란이 된 곽상도 전 의원의 탈당 문제 등을 비롯해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윤석열 후보는 두 사람의 갈등이 노출된 데 대해 "정치를 하다 보면 같은 당이나 선거 조직안에서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어떻게 군사작전 하듯이 일사불란하게 하나.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나"라고 진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