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공포에 亞 증시 추풍낙엽... 원화값 반년 만에 최대폭 하락

입력
2021.12.2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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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증시 줄줄이 1~2%씩 급락
투심 위축에 환율 10원 가까이 급등

오미크론 확산 공포가 20일 세계 금융시장을 재차 짓눌렀다. 중국 경기가 둔화될 것이란 불안 심리까지 더해지면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는 등 글로벌 투자 심리는 한껏 움츠러들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1% 내린 2,963.0에 마감하며 재차 3,000선을 내줬다. 코스닥도 1.07% 하락한 990.51에 거래를 마치며 이달 7일 이후 재차 1,000선을 밑돌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도합 1조 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도 6,000억 원이 넘는 물량을 던지며 국내 증시를 대거 이탈했다. 개인이 이날 나 홀로 1조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투자금이 대거 빠져나가자 원화 가치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외환시장도 덩달아 휘청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9.9원 오른 달러당 1,190.8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190원에서 마감한 건 지난달 29일 이후 15거래일 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폭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치며 13원 이상 급등했던 지난 6월 17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자 영국 등 주요국의 봉쇄 조치가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투자심리를 급격하게 무너뜨렸다. 이에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줄줄이 하락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2.13% 내렸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07% 빠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홍콩 항셍(-1.93%)과 대만 자취안(-0.81%) 지수 등 다른 중화권 증시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중국이 기준금리를 0.05%포인트 내리면서 경기 불안 심리를 자극한 것도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다. 연준이 조기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는 등 긴축 우려까지 겹치며 금융시장 전반이 요동쳤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외국인의 신흥국 증시 자금 이탈 우려가 점증됐다"며 "연말을 앞둔 관망세와 수급 공백에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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