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선대위 난맥상을 비판하며 쓴소리를 했다.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 사이의 지도부 내부 설전이 외부로 불거지는 등 갈등이 심해지자 집안 분위기 단속에 나선 것이다.
홍 의원이 진단한 국민의힘 선대위는 세 갈래로 나뉜다. ①이준석 대표 등이 포함된 김종인 총괄위원장 그룹 ②김한길 새시대위원회 그룹 ③김종인 위원장이 속칭 파리떼 그룹으로 지목한 윤석열 후보 측근을 자처하는 이들이다. 홍 의원은 "이렇게 선대위가 갈라져 각자 이해에 따라 움직이니 일사불란할 리도 없고, 현안 대처 능력도 없어 후보만 매일 속이 타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의 우려는 현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상임선대위원장인 이준석 대표와 공보단장을 맡은 조수진 최고위원이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이 대표 측이 전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이 대표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본인을 지나치게 공격하는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발(發) 일부 언론 보도가 많으니 정리 좀 해달라"고 주문하자, 조 최고위원이 "내가 왜 명령을 들어야 하느냐. 나는 후보 말만 듣는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며 반발했다는 것. 이에 발끈한 이 대표는 책상을 치고 회의장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 위원장이 총대를 멘 새시대준비위원회를 분란의 중심축으로 겨냥한 대목도 눈에 띈다. 새시대준비위원회가 이날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새시대준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해석도 나왔다.
홍 의원은 신 부위원장의 영입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이 운영하는 청년플랫폼 '청년의꿈' 청문홍답 게시판에서 "실"(잃을 실(失)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드러냈었다. 신 부위원장의 영입이 득보다 실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2030 남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홍 의원 입장에서 신 부위원장의 영입이 대선 국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 부위원장 영입과 관련된 질문이 거듭 이어지자, 홍 의원은 "누구라도 환영해야지요", "대선에서는 지게작대기도 필요합니다"라며 지지자들을 다독이는 모습도 보였다.
홍 의원의 글은 민주당을 향한 부러움과 국민의힘을 향한 탄식으로 끝을 맺는다.
"민주당은 공룡 선대위를 해체하고 슬림 선대위로 전환해 후보 중심으로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세 갈래로 갈라진 우리 선대위는 과연 이번 대선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