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현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합동분향소를 열고 앞으로 그런 일을 하시지 않게끔 위로 드리고자 했는데 요즘 그런 소식이 다시 들리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거리두기 강화로 벼랑 끝에 몰려 목숨을 끊는 자영업자들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조 대표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국 사장님 1,000여 명이 대화하는 단톡방이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9월에도 마지막 소식을 들려주셨던 분들이 너무 많아 서로 위로만 하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합동 분향소를 설치했었다"며 "옆집에 계셨던 분이 혹은 지인의 소식을 이 커뮤니티 안에서 얘기했었기 때문에 얼마나 상황이 심각한지 확인해 보려고 (9월 당시) 이틀 동안 제보를 받았는데 스물두 분이 접수가 됐었다"고 밝혔다.
흔히 '파티룸'이라고 알려진 공간대관업 매장 두 곳을 운영하는 그 역시 다시 강화된 방역지침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그는 "단계적 일상 회복 시작되면서 예약 40건 정도가 들어왔었는데 (사적 모임 인원제한이) 10인에서 6인으로 축소되고, 이후에 (4인으로 제한한) 방역패스가 적용되면서 지금 40건 중에 28건이 취소됐다"며 "나머지도 취소 문의가 계속 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더 심한 곳도 있다. 그는 "예를 들어 한 참치집 사장님은 연말 예약 상황을 보고 1,500만 원어치의 재료를 먼저 신청했는데 예약이 다 취소돼 이 재료들을 버려야 하는 상황에 있다"며 "식당 운영하는 사장님 한 분은 어제 '11월 일상회복 되면서 하루 매출 그래도 70만, 80만 원까지 올라왔다가 (주말인) 어제 딱 두 테이블 4만8,000원 매출이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조 대표는 "당장 매출 저하도 문제지만, 작년 3월부터 행정명령이 내려져 2년 가까이 운영 시간 축소 또는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누적돼 상황이 심각하다"며 "내년 2월달에는, 직접 대출했던 정부 융자 상환시기가 도래해 원금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 매우 절망적이다. 문 닫으라는 말밖에 안 된다"고 걱정했다.
조 대표는 "방역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방식에 의문이 있다"며 정부의 거리두기 방식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7월 7일 확진자가 1,000명이 넘자 12일 거리두기를 4단계로 강화해 일상회복 들어가기 전인 10월까지 계속 유지했는데도 1,000명 이하로 확진자가 줄어든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업종별 행정제재에 효과가 있는지 재고 없이 똑같은 과정을 습관처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짧고 굵게 (거리두기를 시행해) 당장 수치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일상회복이 시작되면 다시 시작될 것이라 좀 다른 근본적인 조치가 있어야 하고, 확진자 동선관리도 안 되고 있다"며 "희망이 있다면 생계를 포기하는 과도한 희생이라도 하겠지만, 이후 또 (같은 현상이) 다시 도래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정부의 손실보상금 100만 원 지원 방침에도 "임대료가 50만 원인 분도, 3,000만 원인 분도 있고 피해 정도가 다 달라 이전에 지원금 형태로 지급했을 때 가장 큰 불만이었다"며 "어떤 분한테는 매우 큰 보상이 되겠지만 어떤 분한테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현장에 도입된 방역패스가 잘 지켜지려면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장사가 안 돼 종업원 내보내고 1인 사업자로 전환한 사업자가 많아졌고, 정부 장려로 무인시스템, 키오스크로 전환한 사업자도 많은데, 이런 곳들은 방역패스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QR코드만 찍으면 되는 게 아니라, 이전에 걸렸던 완치자나 질환자, 임신부 등 여러 가지 추가로 확인해야 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마지막으로 "더 이상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상황은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