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선에서 좌파 가브리엘 보리치 후보가 사실상 당선됐다. 당선이 확정된다면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 직에 오르게 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좌파연합의 보리치 후보는 19일(현지시간) 실시된 칠레 대선 결선 투표의 개표가 68% 진행된 가운데 55.18%를 득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대 후보인 극우파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는 득표율 44.82%를 기록했다.
1986년생인 보리치 후보는 2011년 칠레 학생들이 교육개혁을 요구하며 벌인 대규모 시위를 이끈 인물 중 한 명으로 현재 재선 하원의원이다. 당선이 확정되면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뒤를 이어 내년 3월 취임해 4년간 칠레를 이끌게 된다.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의 타이틀도 갖게 된다. 카스트 후보는 표차가 벌어지자 보리치 후보에게 패배를 인정하는 전화를 걸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보리치 후보가 칠레의 대통령 당선자라며 “우리의 존경과 건설적 협력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칠레 대선은 1990년 칠레 민주주의 회복 이후 가장 양극화된 대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진영이 극명한 두 후보 간 대결이 이유다. 보리치 후보는 칠레를 "신자유주의 무덤"으로 만들겠다며 광범위한 사회제도의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반면 변호사 출신의 카스트 후보는 1973∼1990년 집권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독재정권의 경제 성과 등을 옹호해왔으며, 불법이민과 범죄 등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