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사업혁신팀 신설과 함께 부진에 빠진 현지 스마트폰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선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한종희 DX(Device eXperience·디바이스 경험) 부문장(부회장) 직속의 중국 사업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인사,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전사 파트와 사업부 파트로 구성된다. 사업부 산하에는 모바일을 담당하는 MX부문과 소비자가전·영상디스플레이(VD)부문, 반도체(DS)부문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 부회장이 중국 사업 전반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 3분기 기준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로,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높다.
하지만 유독 중국 내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다. 2014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0%에 달했지만 중국 내 토종 기업인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이 선전하면서 2019년부턴 1% 미만까지 떨어졌다. 중국 시장조사기관인 시노리서치는 올해 상반기 삼성의 점유율을 0.5%로 집계해 발표하기도 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25%,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출하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시장을 놓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1위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가 고꾸라지면서 삼성전자에도 기회가 생겼지만 그 수혜는 애플이 가져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10월 집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3' 판매 호조에 힘입어 2015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중국 시장에서 1위에 올라섰다. 이에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모바일 사업까지 책임지게 된 한 부회장이 직접 중국에서의 '갤럭시 부활'을 목표로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흔들리는 반도체 공급망 관리를 위해서도 신설 조직을 설립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산시성(山西省) 시안(西安)과 쑤저우(蘇州)에 각각 반도체 생산 공장과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시안 공장은 삼성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다. 삼성전자가 150억 달러(약 17조8,000억 원)를 투자한 시안의 반도체 제2공장도 거의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사업혁신팀 산하의 전사 파트에서 중국 내 공급망을 관리하는 한편 판매 관리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중국은 주요 부품 공급처이자 판매처"라며 "이번 조직 신설을 통해 그동안 부진했던 스마트폰 사업이 다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