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침대 vs 시몬스, 국내 침대업계 '넘버1' 자리 놓고 형제기업간 초접전 충돌

입력
2021.12.2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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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스 상반기 매출 1,530억원...에이스 넘나
체험형 매장 확대 등 ‘프리미엄 전략’ 주효 
수익성은 떨어지지만 "공격 투자 지속" 전략

국내 침대업계의 '형제기업'으로 잘 알려진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경쟁은 2000년대 초반부터 불붙었다. 사실상 국내 침대업계를 개척한 안유수 에이스침대 창업주가 지난 1993년 미국 시몬스의 한국 법인 상표권을 인수한 이후, 2001년 당시 차남인 안정호 대표에게 경영권을 승계한 가운데 2002년엔 장남인 안성호 대표에게 기존 에이스 브랜드를 넘겨주면서 시작됐다. 그렇게 출발한 형제기업은 국내 침대업계에서 1위인 에이스를 2위인 시몬스가 추격하는 형태의 구도로 약 20년 동안 유지됐다. 국내 시장에서만 40%의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이어졌던 형제기업 간 경쟁 구도가 최근 시몬스의 급성장세에 힘입어 초접전의 양상으로 전개될 조짐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동반한 '동생의 반란'이 예고되면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 1,530억 원, 영업이익 147억 원을 기록한 시몬스의 연매출은 3,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연매출이 전년 대비 30% 급증한 2,700억 원대를 기록한 시몬스의 상승세가 올해도 지속된 모양새다. 지난해 에이스침대의 매출은 2,900억 원으로, 시몬스의 추격권에 들어간 상태다.

연매출 3000억 원 목전...빠른 성장의 비결은

이 같은 성장은 3년 전부터 공격적으로 투자한 체험형 매장 '시몬스 맨션'의 확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시몬스는 위탁 대리점 방식으로 본사가 임대료, 관리비, 인테리어 비용, 진열 제품 등 매장 운영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100% 지원하고 점주는 판매 수수료를 가져간다. 운영비 부담은 줄이고 매장 확대에 주력, 올해만 21개의 신규 매장을 열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매장 입지는 기존 가구 상권에서 가전 및 수입 자동차 판매사가 위치한 프리미엄 상권으로 재배치했다.

여기에 5, 6성급 특급호텔에 제품을 대거 비치하면서 구축한 고급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지난해부터 올 9월까지 새로 문을 연 9개 특급호텔에도 시몬스 침대가 비치돼 호텔 점유율만 90% 이상을 차지한다. 덕분에 혼수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침대'로 입지를 다졌다. 대표적인 혼수 판매처인 신세계 강남점의 경우 올 3분기 프리미엄 라인인 '뷰티레스트 블랙'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5% 성장했다. 시몬스 관계자는 "1,000만 원대를 훌쩍 넘는 가격이지만 36개월 카드 장기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인 '시몬스페이'를 적극 확대하면서 구매 장벽을 낮췄다"며 "주로 구독경제에 익숙한 신혼부부들이 이용해 상반기 전체 매출의 20%까지 비중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공격적 투자도 이어갈 태세다. 시몬스 관계자는 "미래 성장을 위해 기반을 닦는 과정"이라며 "시몬스 맨션에 월평균 30억 원, 연간 300억 원 이상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률 5%대...수익성은 한계

다만, 악화된 수익성은 해결해야 될 과제다.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대규모 사업비 지출로 수년째 영업이익률은 5%대에 머물러있다. 시몬스는 지난해 매장 출점을 확대하며 임차료로 90억 원을, 인건비로 100억 원 이상을 지출했다. 일부에선 매출액 지표에만 집중된 시몬스의 성과가 내실있는 성장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에이스침대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에이스침대는 1~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한 2,54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7%로 시몬스의 3배에 달한다. 에이스침대는 매출 확대에는 고객 체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전국 지역 거점에 오프라인 매장 '에이스 스퀘어'를 늘리고 있다. 침대업계 관계자는 "시몬스가 지난해 매출이 30% 이상 급성장하면서 4% 성장에 그친 에이스침대를 바짝 추격하기 시작했는데, 올해 에이스침대도 코로나19 수혜로 매출이 올라 초박빙 경쟁이 예상된다"며 "시몬스는 고객 타깃층을 2030세대로 낮춘 후부터 매출 상승세가 가파른 만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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