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강제성' 기술한 日 고교 역사교과서 점유율 1위

입력
2021.12.19 09:16
야마카와 교과서 3종이 내년도 점유율 41.7%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 등을 비교적 사실대로 설명한 역사 교과서가 내년 일본 고교 수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될 전망이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이 집계한 일본 고등학교 2022학년도(2022년 4월∼2023년 3월) 교과서 수요를 집계한 결과 '역사총합' 과목에서는 야마카와 출판사가 만든 '역사총합 근대로부터 현대로'가 점유율 21.2%로 가장 많았다. 야마카와의 '현대의 역사총합 보다·해독하다·생각하다'가 점유율 13.9%로 3위였고 같은 출판사의 '우리들의 역사, 일본으로부터 세계로'가 6.6%로 6위였다. 역사총합 과목에서 야마카와의 3가지 교과서가 합계 점유율 41.7%를 기록한 것이다.

야마카와의 교재는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이 이뤄지게된 배경을 일본의 다른 교과서에 비해 비교적 명확하게 기술한 것으로 평가된다. '역사총합 근대로부터 현대로'는 "각지의 전장(戰場)에 위안소가 설치돼 일본이나 조선, 대만, 점령지의 여성이 위안부로 모집됐다. 강제되거나 속아서 연행된 예도 있다"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기술했다.

반면 메이세이샤의 교과서인 '우리들의 역사총합'은 점유율이 0.5%로 최하위였다.이 교과서는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을 심판한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A급 전범인 도조 히데키 전 총리의 "제국은 현재의 시국을 타개하고 자존자위를 완수하기 위해 단호하게 일어선다"는 연설 내용도 별 다른 비판 없이 담고 있다.

우익단체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구성원이 쓴 지유샤의 중학교 사회(역사적 분야) 교과서는 2020년에 검정에서 탈락한 뒤 재도전해 올해 3월 합격했지만 역시 학교로부터 외면당했다. 내년도 이 과목의 전체 교과서 수요는 약 112만부였는데 이 가운데 지유샤 교과서 수요는 435부로 사실상 교재로 사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익사관을 옹호하는 이쿠호샤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 점유율은 올해 1.1%에서 내년 1.0%로 소폭 하락했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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