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을 다 날리게 생겼는데 방역지원금 100만 원은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산정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서울 성동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A씨는 17일 발표된 정부의 자영업자ㆍ소상공인 지원대책에 분통을 터트렸다.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자영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면서 정작 피해 실태에는 무지하다는 것이다. A씨는 “정부가 지원했다는 손실보상금도 받고 보니 3개월간 총 10만 원 받은 가게들이 대부분이었다”면서 “정부가 자영업자를 사지로 내몰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정부가 이날 방역지원금 신설, 손실보상 확대 방안을 발표했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민상헌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공동대표는 “100만 원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느냐”면서 “정부의 방역대책을 잘 지켜온 자영업자에게 돌아오는 건 선심성 푼돈뿐”이라고 꼬집었다.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은 한국외식업중앙회와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한국단란주점중앙회, 대한노래연습장업중앙회,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등이 모여 구성한 단체다. 민 대표는 “회원단체 중에는 100만 원 받지 않고 영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하는 곳도 많다”면서 “정부와 자영업자 간 신뢰가 무너졌다”고 전했다.
전국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이날 “정부가 100만 원을 일괄 지급할 게 아니고 피해가 큰 업종을 선별해 지원해야 한다”면서 “정부 대책에서 자영업자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진정성이 결여돼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실제 서울 종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는 “방역지원금 100만 원은 저녁시간에 손님들 방역패스 확인하는 인건비나 이를 어겼을 때 무는 과태료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정부 대신 자영업자가 방역패스를 점검하느라 고충이 큰데 100만 원 지급하는 대신 방역패스 점검을 철저히 하라는 의미라면 차라리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지원 방안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면서도 "온전한 손실보상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소공연은 방역 강화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지원 대책이 패키지로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소공연은 "방역지원금과 별개로 소상공인 손실보상법 시행령에 인원제한 부분 추가와 함께 이·미용업, 키즈카페 등 12만 개 업체가 추가로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된 건 평가할 만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소공연도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을 완벽하게 해소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소공연은 "전국적으로 오후 9시까지 영업제한, 4인까지 모임 축소, 백신 미접종자 제외 등은 역대 가장 강력한 방역 조치"라면서 "예정된 시기만 해도 2주, 어쩌면 수개월이 될지도 모를 방역 방침에 따른 소상공인의 천문학적 피해가 이번 지원으로 해결되기에는 역부족인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