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소상공인 "다음 주에 거리로 나갈 것"... 확실한 손실보상책 절실

입력
2021.12.16 20:00
소상공인聯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
화병 난 자영업자, 생존권 위협에 절망
손실보상 없으면 폐업… 거리시위 염두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다.", "온전한 손실보상부터 제시하라."

소상공인들이 단단히 뿔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이미 벼랑 끝으로 내몰린 가운데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강한 불만에서 읽힌 분위기다. 16일 정부에서 발표한 사적모임 인원(4명) 제한 축소와 식당이나 카페 등을 포함한 소상공인 업종의 영업시간(오후 9시) 단축 방침에 대한 반응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이번 방역 강화 방침은 정부의 방역 책임이 또다시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전가된 것으로 깊은 실망과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며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다시 사지로 내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방역 강화에 합당한, 100% 온전한 손실보상을 촉구한다"며 "소상공인 단체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번 방역 강화 방침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했지만, 크리스마스와 연말 대목을 앞두고 방역지침이 강화되면서 소상공인들은 다음 주 거리 시위까지 염두에 둔 상황이다. 서울 관악구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한 소상공인은 "가장 피해가 큰 곳이 요식업종"이라며 "얼마 전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2년 만에 감소됐던 매출이 잠시 상승곡선을 탔는데 곧바로 아래로 추락해버릴 것"이라며 "너무 막막하고 절망스러워서 '거리로 나가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유덕현 관악구 소상공인연합회장도 "강화된 방역지침을 시행하기에 앞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대책을 먼저 내놔야 하는데 아무런 대안 없이 당장 이틀 뒤부터 시작될 상황"이라며 "(소상공인이 느끼는) 절망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이제 생존권을 걸고 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소상공인들 사이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2년간 누적된 피해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크다. 거리두기 방침과 방역패스 시행으로 이미 경기가 위축될 대로 위축된 가운데 이번 방역 강화 방침까지 겹치면서 절망감만 더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은 화병(火病)이 나있어 정신적 피해가 극심하다. 밤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번 위기를 견뎌내지 못하면 폐업하고 직원들도 집에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대중교통 등 유동인구가 훨씬 많은 곳은 두고 왜 소상공인·자영업자만 희생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4명으로 제한하고 각종 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9∼10까지로 제한하는 내용의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강화된 조치는 18일 자정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16일간 적용된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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