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기다리는 중" 글 올렸던 누리꾼이 1년 만에 꺼낸 단어는 '완(完)'

입력
2021.12.17 09:00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이용자
지난해 교통사고로 혼수상태 빠진 친구
깨어나길 소망하는 글 거의 매일 올려
약 1년 만 목발 짚고 걷는 친구 모습 게재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친구가 의식을 회복하길 기다리며 꾸준히 '친구 기다리는 중'이라는 글을 작성했던 누리꾼이 약 1년 만에 친구의 근황을 전했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친구 기다리는 중 완(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지난해 11월 친구가 사고가 난 지 1년이 넘었다"며 "별거 아닌 '친구 기다리는 중' 꾸준(한) 글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될지 몰랐다"며 글을 열었다.

그는 "친구가 댓글 하나하나 읽으면서 포기하지 않고 많은 힘이 되어 재활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며 "댓글로 응원하고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많이 감사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친구의 걸음걸이를 촬영한 움직이는 사진도 올렸다. 사진엔 친구가 목발을 짚고 계단을 오르거나 지인과 함께 걸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친구의 후원을 원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셨는데 대신 여러 기부단체로 기부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글을 마쳤다.




글 작성자는 약 1년 전 디시인사이드에 '친구 기다리는 중'이라는 제목의 글을 거의 매일 올렸다. 본문에는 "길을 잃었나 봄", "왜 안 오나", "오는 꿈 꿨다", "희망이 보였음" 등의 단문만 남겼다.

그는 지난해 12월 19일 '이제 친구 안 기다려도 됨'이라는 글을 통해 친구가 47일 전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고, 친구가 깨어나길 소망하며 글을 올렸다는 사연을 밝혔다. 그리고 그날 친구가 깨어났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의사가 가망이 없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었지만 다행히 뇌, 척추, 목뼈는 안 다쳐서 희망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친구가) 횡설수설하면서 헛소리를 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고 남겼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1년 만의 소식에 두 사람의 건강과 우정이 오래가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한 이용자는 "축하한다. 진짜 친구라는 게 이런 걸까. 서로에게 축복이 되는 사이다"며 "부디 재활에 성공했으면 한다. 좋은 친구로 오래오래 지내길 바란다"고 댓글을 남겼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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