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의 일관된 방역 기조는 철저한 통제였다. 신규 확진자가 단 한 명이라도 나오면 아파트 단지나 마을 전체를 틀어막는 봉쇄 관리를 시행했다. 상부 보고가 미흡하거나 초동 대처가 늦어 감염을 키운 공무원들은 가차 없이 경질해 책임을 물었다.
일부 지역이 발상의 전환에 나섰다. 채찍 대신 당근을 꺼내기 시작했다. 검사에 적극 참여해 확진으로 드러난 경우 2만 위안(약 37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조기에 확진자를 걸러내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일선에서 고생한 의료진도 아닌 일반 주민에게 방역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는 2일 “자발적으로 핵산 검사를 진행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 1만 위안의 포상금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나흘 뒤 랴오닝성 푸신시와 진저우시는 각각 금액을 두 배로 올려 2만 위안을 내걸었다. 사상 초유의 포상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넘어 지역 간 경쟁에 불이 붙은 모양새다.
해당 지역은 감염자 발생이 초래할 막대한 피해와 오랜 강제방역으로 인한 피로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정부가 지침을 내릴 때마다 대규모 의료진이 투입돼 주민 수천, 수만 명을 마지못해 검사하는 수동적 방식보다 개개인의 판단으로 검사에 참여하는 능동적 방식이 사회 전체로 보면 훨씬 돈이 덜 든다는 것이다. 확진자 한 명으로 인해 자칫 지역사회가 마비될 수도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적시에 감염자를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논리다.
팡하이짜이 베이징대 중국위생발전연구센터 교수는 “자발적 검사는 대규모 검사에 비해 더 많은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을 낮추기 때문에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인센티브 제도를 적극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푸신시 관계자도 “감염자 차별이 아닌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해 더 큰 위험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포상금의 취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방역은 선택이 아닌 사회 구성원의 의무인데 이처럼 물질적 보상으로 유인하는 얄팍한 방식은 불필요한 혼란만 초래한다는 것이다. 포상금을 노려 핵산 검사 결과를 조작하는 사례라도 생긴다면 코로나 발생 이후 2년간 어렵게 쌓아온 방역 만리장성이 무너지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헌신을 다해 봉사하는 방역 종사자들의 상실감을 가중시키는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후진국에서나 볼 법한 괴팍한 방식을 공동체 차원의 숙고 과정 없이 너무 성급히 공개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처럼 옥신각신하는 사이 중국 본토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속속 확인됐다. 특히 광저우 확진자는 입국 뒤 격리된 지 16일 만에 감염이 확인돼 당국은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수도 베이징에서 고속철로 30분 거리인 톈진에서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왔다. 네이멍구, 저장성 등 각지의 코로나 집단 감염 추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중국 전체 누적 확진자는 10만 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