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감기인줄 알았는데… 이 질환 생겨도 추위 심하게 느껴

입력
2021.12.15 21:54
갑상선기능저하증, 추위 느끼고 식욕 저하 등 감기 오해 많아

직장인 A씨는 유독 추위를 많이 탄다. 겨울에 추위를 느끼는 건 당연하지만 최근에는 식욕도 떨어지고 평소보다 부어 보인다는 주위 사람들 말에 신경이 쓰였다. 얼마 전부터 몸이 무겁고 심하게 무기력해져 심한 겨울 감기로 여겨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가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한 ‘갑상선기능저하증’ 진단을 받았다.

갑상선(甲狀腺ㆍthyroid gland)은 넥타이를 맸을 때 매듭이 위치하는 목 앞쪽 아랫부분의 갑상연골 앞쪽에 면해 있는 내분비기관이다. 나비 모양에 가깝고 주 기능은 갑상선호르몬 생성과 분비다. 갑상선호르몬은 온몸의 세포에 작용해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갑상선 기능 이상은 여성에게 많다. 이와 관련해 여성호르몬이나 갑상선 기능 유지에 필요한 셀레늄 대사의 남녀 차이가 거론되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 신진대사 속도가 느려진 상태를 말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비를 살펴보면 전체 진료 인원(56만2,000명) 중 50대가 23.4%(13만2,000명)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1.6%(12만1,000명), 40대가 18.5%(10만4,000명)의 순이었다(국민건강보험공단).

박경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50~60대 환자가 가장 많은 것에 대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나이가 많아지면서 함께 증가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50, 60대가 호발 연령이라기보다 건강검진이나 다른 사유에 의한 병원 진료 시 갑상선 기능 검사를 시행하게 되면서 많이 발견하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 자체 이상으로 발생한 1차성과 뇌하수체 이상으로 인한 2차성으로 나뉜다.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대부분은 1차성이며, 이 중 70∼90%가 만성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이다. 이는 자가면역 반응이 갑상선에 발생해 자가항체가 만들어져 염증 세포가 갑상선에 모여 갑상선 세포가 점점 파괴되는 만성 염증 질환이다.

몸 속 대사 기능이 떨어지면 체온이 떨어져 심하게 추위를 타며 입맛이 없는 반면 체중은 증가하거나 몸 속에 여러 물질이 축적되면서 얼굴이 붓고 피부가 차고 건조해진다. 또한 피로, 무기력, 무관심 등도 생긴다. 하지만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증상이 경미해 환자가 자각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혈액검사로 진단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경우 갑상선 호르몬(T4 또는 T3) 농도가 정상보다 낮게 측정되며, 갑상선을 조절하는 갑상선자극호르몬은 늘어나 있다.

갑상성기능저하증으로 진단되면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약물로 보충하는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그런데 약물 치료를 하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고 오해해 약을 임의로 중단하는 사람이 없지 않다. 질병 원인에 따라 완치가 가능하기에 정기검진과 꾸준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문재훈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 기능 이상 환자들이 ‘다시마환’ 같은 요오드 함유가 많은 식품을 자주 먹는데 금해야 하고, 김ㆍ미역ㆍ다시마 등 해조류도 제한해야 한다”며 “요오드를 과다 섭취하면 증상이 오히려 더 심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예방하려면 신선한 채소ㆍ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걷기ㆍ줄넘기 같은 유산소운동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