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과학기술 혁신을 담당할 부총리 신설과 2030년 무인 탐사선 달착륙을 골자로 한 과학기술 부문 발전 구상을 준비하고 있다. 과학 발전을 국가 우선사업으로 삼아 '과학기술 5대 강국' 도약이 목표다. 민생뿐 아니라 미래산업 등 국가 비전 경쟁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비해 우위에 서겠다는 포석이다.
19일 민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후보는 이르면 이번 주 과학기술 분야 정책 공약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의 경제 기조가 '전환적 공정성장'이 아니냐"며 "선대위 차원에서 처음 발표한 디지털 대전환 공약이 '전환'에, 중소·벤처기업 투자규모를 10조 원으로 확대하는 공약이 '공정'에 각각 초점을 맞췄다면, 과학기술 공약은 '성장'에 대한 전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제시할 과학기술 공약 핵심은 현재 과학정보통신기술부 장관직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하는 것이다. 과학기술부총리직은 노무현 정부 당시 만들었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폐지됐다. 이 후보는 지속가능한 과학기술 발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를 되살려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과거 과학기술부총리는 사업 기획, 예산 편성 등에 실질적 권한을 갖지 못했다"며 "이를 반면교사 삼아 강력한 권한을 주겠다는 게 이 후보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과학기술부총리직 신설을 염두에 둔 정부조직 개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오는 2030년 무인 탐사선을 달에 착륙시키겠다는 중장기 목표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027년까지인 차기 대통령의 임기 안에 우주기술 자립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2030년 달착륙 성공의 주춧돌을 놓겠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의 평소 소신은 '대통령은 민생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발전 비전을 책임지고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미래에는 과학기술의 수준이 그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며 "(과학기술이) 차기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 부문 공약을 대선 레이스 초반에 공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