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BHC 치킨값 올렸는데 BBQ의 반전 "당분간 인상 없다"

입력
2021.12.15 16:45
BBQ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 본사가 질 것"
가맹점 수익성 개선은 '자사앱 기능 강화'로

치킨업계가 잇따라 치킨값을 올리는 가운데 제너시스BBQ는 당분간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가맹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원자재 및 최저임금 인상 등 가격 상승 부담을 최대한 본사가 감수하며 기존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BBQ는 15일 "뼈를 깎는 고통을 겪더라도 당분간 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며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연말연시와 대선 등 정치·사회적으로 어수선한 만큼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가격 인상 요인을 본사가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촌치킨과 bhc는 원자재 가격, 물류비 상승 부담을 이유로 치킨값을 올렸다. 교촌치킨은 지난달 제품 가격을 평균 8.1% 올렸고, bhc는 오는 20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한다.

"치킨값을 올려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는 게 업계의 속사정이다.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튀김가루 원재료인 옥수수는 2018년 1톤당 208달러에서 올해 10월 356달러로 약 72% 상승했다. 해상운임의 기준이 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같은 기간 327.5% 폭등했다. 가맹점 운영에 즉각 영향을 미치는 인건비도 최저임금 상승으로 꾸준히 올랐다.

가맹점이 부담해야 하는 배달대행 기본 수수료는 2018년 건당 3,300원에서 올해 4,500원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은 2,000~3,000원 배달비에 왜 치킨값까지 올리냐 하지만 점주 입장에선 중개 수수료에 배달료까지 6,000~9,000원을 부담해야 하니 죽겠다는 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맹점에선 판매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BBQ는 치킨이 가격 민감도가 높은 품목인 만큼 소비자 편익을 위해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가맹점에 돌아올 타격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유인책으로 대응한다. 여러 할인행사로 고객이 자사앱을 사용하도록 유도해 가맹점주들이 배달 플랫폼에 내는 중개 수수료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BBQ는 지난 2일부터 3,000원 상당의 기프티콘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기프티콘 사용 시 메뉴 변경, 추가결제 기능을 도입하는 등 자사앱 기능을 강화했다. 최근 '까먹(물) 치킨', '눈맞은닭' 등 신제품 출시도 이어가며 가맹점 수익성 개선에 전력을 쏟고 있다.

BBQ 관계자는 "가맹점주의 수익성과 고객의 편익까지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본사가 잠시 손해를 보더라도 코로나19로 팍팍한 연말에 고객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심어주면 향후 좋은 반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BBQ는 이미 2018년 주요 메뉴 3종 가격을 2,000원 올린 바 있다. 향후 점주협의회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가격정책 방향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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