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추리닝을 입고 등장한다. 넷플릭스 TV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처럼. 이 후보, 민주당 의원들로 구성된 '후보팀'과 2030세대가 모인 '청년팀'이 야외에서 대결한다. 종목은 청년들과 줄다리기와 구슬치기. 승자는 선물은 받고, 패자는 벌칙을 받는다.
이 후보가 연말연시용으로 준비 중인 동영상의 한 대목이다. 그간 이 후보가 주로 '어른'으로서 2030세대를 만나 조언하고 청년 대책을 약속했다면, 이번엔 서로 몸을 부딪치며 대화해 보겠다는 시도다. 민주당이 선거대책위 홍보소통본부장으로 영입한 '쌀집 아저씨' 김영희 전 MBC 부사장의 1호 작품이다.
15일 민주당 선대위에 따르면, 이 후보는 유튜브 영상 시리즈 '재스파'(재명C+스트리트+파이터)를 촬영해 조만간 공개한다. '재스파' 1편에선 이 후보가 민주당 청년 선대위원들과 대적한다. 앞으로 당 바깥의 2030세대도 출연시킬 예정이다.
'재스파'는 여성 댄서들의 서바이벌 예능 TV 프로그램인 '스우파'를 연상시키는 이름이다. 이 후보는 '재스파'에서 '재명C'로 불리게 된다. 'C'는 호칭 '씨'와 함께 '창의적인'(Creative)과 '협력'(Cooperation)을 가리키는 영어 단어의 'C'를 담은 중의적 의미다. '아저씨'와도 연결된다. 거대 집권여당의 '이 후보'가 아닌 '재명씨'로 청년층에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오징어 게임'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패러디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이 유행하며 세계적으로 흥행했다.
'느낌표'와 '나가수'(나는 가수다) 등 인기 프로그램을 만든 김영희 본부장의 첫 기획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김 본부장은 다른 기획물도 줄줄이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청년들을 이해하고 자유롭게 소통까지 하는 기획이 될 것"이라며 "선거용이 아니라 그 자체로 재밌는 영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국회 운동장에서 '재스파' 첫 촬영을 하려 했으나, 이 후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당일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는 바람에 촬영 일정이 다소 연기됐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함에 따라 선대위 측은 방역 상황이 호전되면 촬영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