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형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 한도가 13.8~14.8%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목표치인 21.1%의 절반 수준이다. 이 때문에 내년 서민·저신용자들의 가계대출이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각 저축은행들은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저축은행중앙회 또는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각 사가 제출한 목표치는 15%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1, 2위인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올해 대비 각각 13.8%, 14.8%로 제출했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높았던 은행은 10.8%, 증가율이 낮았던 저축은행은 16~17%를 설정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각 저축은행이 제출한 목표치로 내년 증가율이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1월 중순 금융당국으로부터 구체적인 수치가 적힌 가이드라인이 내려왔고, 대다수 은행들은 이와 똑같은 수치로 목표치를 제출했다”며 “금융당국이 각 사에 ‘맞춤형 목표치’를 전달한 만큼 이미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현재는 업계 의견을 모아 구체적인 목표치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에 비해 증가율이 대폭 줄어드는 만큼 실수요자들의 숨통이 더욱 막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내년 서민들의 대출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대출규모가 워낙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15% 안팎으로 결정돼도 절대규모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며 “또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을 내년 총량규제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대출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