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생명과학Ⅱ성적, 대학에 '기존정답·전원정답' 두 버전 제공

입력
2021.12.13 21:30
교육부, 혼란 막기 위한 조치


교육 당국이 출제오류 논란으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성적을 '기존 정답 인정'과 '전원 정답 인정' 두 가지 종류로 만들어 대학들에 제공한다. 법원의 1심 결정이 나온 뒤 하루 만에 합격자를 선별하기 쉽지 않다는 대학 요청을 받아들이면서다.

13일 교육부에 따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생명과학Ⅱ 20번의 기존 정답을 유지해 채점한 성적을 대학들에 제공했고, 하루 뒤인 14일에는 전원 정답 처리한 성적을 제공할 예정이다.

대학들은 승소나 패소, 두 가지 경우를 가정한 성적을 미리 받아 각각 합격자를 선정한 뒤 17일 오후 1시30분 법원의 결정이 나오면 선고 결과에 따라 미리 선별해 놓은 합격자를 발표할 수 있게 됐다.

당초 평가원은 법원 선고 후 당일 오후 8시부터 생명과학Ⅱ에 응시한 수험생 6,515명의 해당 과목 성적을 제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학들은 조정된 수시전형 합격자 발표 마감일인 18일까지 단 하루 만에 수시 지원자들에 대한 평가를 마치고 합격자를 확정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토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에 두 가지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면 내부적으로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비상조치를 하게 됐다"며 "대학들은 닷새 시간을 버는 만큼 준비하고 있다가 선고가 나면 합격자를 확정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답 유예라는 수능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일반대학에 이어 전문대학들도 입학전형 일정을 조정했다.

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이날 '전문대학입학전형위원회' 긴급 심의를 거쳐 전문대학 중 과학탐구영역을 수능 최저등급 기준으로 활용하는 보건계열 일부 학과의 합격자 발표일을 오는 18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다른 학과들은 예정대로 16일 합격자가 발표된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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