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사러 어디로..." 김장철 배춧값 급등에 마트 절임배추 불티났다

입력
2021.12.12 18:12
절임배추 물량 대비한 대형마트 매출↑
손 쉬운 김장 패키지 찾는 이들도 늘어

지난달 21일 가족과 함께 김장을 한 조모(62)씨는 급격히 오른 배추 가격을 실감했다. 매번 생배추를 직접 소금에 절여 김장을 했던 조씨는 올해 전남 진도산 절임배추를 선주문했다. 9포기를 3만7,000원에 구입했는데 얼마 후 절임배추 9포기가 4만3,000원으로 치솟았다. 조씨는 "김장철이 다가왔을 때 배춧값이 갑자기 확 올라 늦게 김장을 준비한 지인들은 배추 자체를 구하기가 힘들었다"고 전했다.

배추 재배 면적 감소와 가을에 확산한 무름병으로 인해 올해 배춧값은 김장철에 크게 올랐다. 배추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배추 구매 행렬은 미리 절임배추 물량을 확보해 둔 대형마트로 몰리기도 했다.

마무리 된 김장철, 승자는 대형마트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산 배추(상품) 한 포기의 소매가는 지난달 상순 4,215원에서 하순에 4,458원으로 200원 넘게 오르더니 이달 2일에는 4,542원이 됐다. 6일에는 4,516원으로 소폭 하락했어도 평년 가격(3,257원)보다 1,260원가량 비쌌다. aT는 올해 배추 20포기 기준 김장비용을 전년 대비 8.5% 오른 33만1,356원으로 책정했다.

이 와중에 직접 김장을 담그려는 수요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10월 도시지역 6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올해 김장 관련 수요조사에서는 지난해보다 1.3%포인트 높아진 63.3%가 직접 담근다고 응답했다.

전년과는 달라진 김장 분위기 속에 미리 물량을 확보해 둔 이마트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절임배추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215%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배추 매출이 82.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김장용 절임배추가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올해 절임배추 매출은 340% 뛰었다.

올해 배춧값 상승 전망에 따라 절임배추 물량을 지난해 1만 상자보다 3.5배 늘려 확보하고 주요 배추 산지와 계약재배 등으로 단가를 낮춘 게 주효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김장철에 배춧값이 치솟자 전통시장이나 소매업체에서 배추를 샀던 고객들이 절임배추를 대량으로 확보한 마트로 몰린 것"이라고 전했다.

간편한 김장 선호 트렌드도

절임배추와 이미 완성된 김치 양념을 함께 묶은 '김장 패키지'도 갈수록 인기를 모으고 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쉽게 김장을 할 수 있는 김장 패키지의 11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증가했다. 또한 김장의 필수품인 액젓 등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이들도 증가세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김장김치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수육용 고기 판매량은 작년보다 48%, 액젓과 새우젓은 각각 53%,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박소영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