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 예방 효과가 크게 떨어지지만 부스터샷(3차 접종)을 맞으면 효능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이 이스라엘 연구에서 재확인됐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셰바 메디컬센터와 보건부 산하 중앙 바이러스연구소는 화이자 백신에 대한 실험실 연구에서 이 같은 시사점을 얻었다. 길리 레게프 요카이 감염병국장은 “5∼6개월 전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사람의 경우 델타 변이에 대한 중화 능력은 일부 유지됐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 능력은 아예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중화 능력이 100배 증가했다”며 “델타 변이보다는 4배 낮지만 상당한 예방효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실험은 5∼6개월 전 화이자 백신을 2차 접종한 20명과 부스터샷을 맞은 20명의 혈액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보건연구소(AHRI)도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으로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방어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실험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선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면 중화항체가 40분의 1 정도로 감소했다. AHRI는 이날 논문 사전 인쇄본에서 화이자 백신 2회 접종 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예방 효과가 22.5%에 그친다는 구체적 수치를 추가로 공개했다.
다만 백신으로 유도되는 면역력에는 중화항체 형성에 따른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차단뿐만 아니라 다른 기능들도 있다. 기존 백신이 감염을 막지 못하더라도 질환이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제약사들은 부스터샷 접종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화이자는 최근 실험에서 “3차 접종을 완료한 경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화항체가 기존 2회 접종 때보다 25배 증가했다”며 백신 부스터샷으로 오미크론 변이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3차 접종 후에 한 달이 지났을 때 예방 효과가 코로나19 원조 바이러스에 대한 2차 접종 효과와 비슷하다는 설명이었다. 화이자 백신의 최초 감염예방 효과는 95%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