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맞으면 오미크론 변이를 상대로 75%의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새 변이가 지구촌에 빠른 속도로 번지면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상황에서 3차 접종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0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581명과 델타 변이 감염자 수천 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백신 효과를 추산했다. 그 결과 25주 전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차 접종을 끝낸 사람은 델타 변이에는 40%, 오미크론 변이에는 10% 미만의 예방 효과만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25주 전에 화이자 백신을 2회 맞은 사람은 델타 변이에는 60%, 오미크론 변이에는 40%의 예방 효과가 남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부스터샷을 맞으면 오미크론 변이를 예방할 수 있는 확률이 70∼75%로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기존 백신 접종의 효과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백신을 2회 맞은 사람은 델타 변이나 오미크론 변이 방어력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 효과는 여전히 뛰어났다. HSA 면역 담당 수장 메리 램지 박사는 “초기 추정치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지만 지금으로는 2번째 접종 후 몇 개월이 지나면 오미크론 변이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도 “백신은 코로나19 합병증을 막는데 여전히 효과적인 만큼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예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10일에만 5만8,19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1월 9일 이후 최대치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448명이 추가로 확인돼 새 변이 누적 감염자 수도 1,265명으로 늘었다. HSA는 영국에서 일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2, 3일마다 두 배씩 늘고 있어 이달 중순쯤에는 하루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 중순부터는 오미크론 변이가 영국 내 코로나19 우세종이 될 것이란 의미다. 또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연말에는 하루에 10만명이 넘는 새 변이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다른 변이들에 비해 중증도가 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많은 확진자가 나오면 의료시설이 마비될 수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확보한 문건에 따르면 HSA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입원률이 0.5%에 그치더라도 입원환자 수가 폭증해 이달 18일에는 ‘국가적인 강력한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때문에 HSA는 이번 주부터 시작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같은 ‘플랜B’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추세가 계속되면 봉쇄 정책과 같은 더 강력한 ‘플랜C’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