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으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 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66·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10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4시 10분쯤 경기 고양시 거주지에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사라져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한 바 있다. 다만 유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쯤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단지 화단에서 유 전 본부장이 숨져 있는 것을 한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발견된 장소는 자택 인근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2시쯤 자택 아파트 단지를 걸어 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8월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한강유역환경청 로비 명목으로 2억 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 등이 대장동 아파트 분양업체 대표이자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인 이모씨로부터 로비 자금을 조달한 뒤 서울 시내의 한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정 회계사가 유 전 본부장에게 2억 원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은 대장동 사업 환경 영향 평가를 진행하면서 일부 지역을 보전 가치가 높은 1등급 권역으로 지정했다가 이후 해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9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의혹을 계속 부인해온 그는 오는 14일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로 돼 있었다. 구속 여부도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었다.
유 전 본부장은 공사의 실질적 일인자라는 뜻인 ‘유원’으로 불린 유동규(52)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이어 이인자라는 의미의 ‘유투’로 불린 인물이다.
그는 2015년 2월 대장동 사업 주체인 성남도시개발공사 황무성 초대 사장의 사퇴를 압박한 의혹도 받고 있다. 다만 검찰은 이번 구속영장 범죄 사실에 해당 내용을 포함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