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석열·김종인, 손실보상 100조 나중에 하겠다는 건 국민 기망"

입력
2021.12.09 19:39
"후보 대 후보로 당장 협의하자" 野 역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9일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손실보상 100조 원 지원' 발언에 대해 "지금 당장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이 하루 만에 '당선 조건부'라며 한 발 물러선 것을 두고는 "국민 기망"이라고 압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여야를 불문하고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게 이 후보의 주장이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감염병 대응 정책 관련 긴급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에서 제기된 '손실보상 100조 원'과 관련해선 "지금 즉시 재원 마련과 구체적 지원 방안에 대해 선대위 대 선대위, 후보 대 후보 간에 협의를 곧바로 시작하자"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윤 후보의 손실보상 50조 원 투입 공약에 대해 "충분하지 않다"며 "각 부처 예산을 5~10%씩 구조조정하고, 그것도 부족하면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100조 원 정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신속하고 폭 넓은 지원'을 주장했던 이 후보는 "진심이라면 환영"이라며 즉각 호응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이날 '집권을 전제한 구상'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윤 후보가 집권을 했을 적에 코로나19로 발생한 재난 문제를 처리하는 내용"이라며 "야당과 여당이 협의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도 "감염병 변종이 계속 발생해서 규모가 커지고 피해가 많아지면 초당적 협의를 거쳐 공약으로 발표한 것 이상의 고려도 해야 한다는 취지로 생각한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자신들이 제안하고는 여당이 받으니까 '당선되면 하겠다'고 말을 바꿨다"며 "지키지 않을 약속이니 지금은 못 하겠고, 나중에 가서 하겠다고 기망하는 것인가"라며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어 김 위원장에 대해선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선대위원장 시절 65세 이상 노인에게 20만 원씩 기본 기초연금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선별로 소수만 지원했다"며 "결국 국민을 기망해 표를 뺏은 것 아니겠는가"라고 직격했다. 윤 후보를 향해선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미래에 당선되면 한다고 미루지 말라"며 "책임있는 답변을 기대한다"며 공을 넘겼다.

김은혜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이 후보는 끊임없이 1 대 1로 만나자고 한다"며 "끊임없이 토론을 하자고 하는데 보다 정확한 진의와 의도가 뭔지 파악을 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