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유전자증폭(PCR)검사를 위한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시간을 내기 어려운 시민들은 적잖은 비용을 감수하고 민간 병원에서 유료 진단검사를 받는 실정이다.
8일 서울 시내 주요 코로나19 선별진료소는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 위치한 선별진료소에서 만난 회사원 이모(39)씨는 "선별진료소가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오전 9시 8분에 왔는데 대기 번호표 744번을 받았다"며 발길을 돌렸다. 이씨는 오후 1시쯤 다시 이곳을 방문하고서야 겨우 PCR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영등포보건소에 따르면 여의도공원 선별진료소는 이날 2,000번까지 번호표를 배부했는데 오후 3시 기준 모두 소진됐다.
서울역 임시 선별진료소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한모(27)씨는 "지난달만 해도 대기자가 서너 명밖에 없을 정도로 한산해 점심시간 등에 잠깐 짬을 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왔는데, 최근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두 번이나 허탕을 치고 돌아갔다"며 "대기시간이 긴 만큼 직장인들은 코로나 검사를 받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PCR 음성 확인서가 급하게 필요하거나 장시간 자리를 비우기 힘든 시민들은 유료 진단검사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구로구 구로성심병원에서 만난 50대 중학교 교사 김모씨는 "유료이지만 검사를 빠르게 받을 수 있어 보건소가 아닌 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김모(41)씨도 "업무차 내일까지 PCR 음성 결과지가 필요해 민간 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민간 기관이라도 예약을 안 하면 당일 검사가 쉽지 않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검사가 유료로 진행되는데 평균 대기시간은 30분 정도"라면서 "수요가 많아 이틀 전에 검사 예약이 마감됐다"고 말했다. 여의도성모병원 관계자도 "검사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지금 예약하면 다음 주에나 PCR 검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검사 비용도 시민들에겐 부담이다. 일례로 고대구로병원에서 PCR 검사를 받을 때 내야 하는 비용은 11만8,820원으로 건강보험공단 부담금(1만1,540원)까지 더하면 13만 원에 달한다. 검사비 내역을 세부적으로 보면 △초진 진찰료 1만9,770원 △안심병원 감염예방관리료 2만930원 △검사료 8만1,926원 △의료질 평가지원금 6,550원 등이다.
진단검사 비용은 제각각이다. 서울 시내 주요 병원만 따져보면 △삼성서울병원 3만 원 △강동성심병원 2만~3만 원 △구로성심병원 3만9,000~4만2,000원 △상계백병원 9만 원 △노원을지대학교병원 10만1,000원 등이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코로나19 검사 국비 지원금액은 1인당 5만7,000원인데 병원급별로 본인부담률 등이 다른 데다 비급여 비용도 병원별로 따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