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놀면 뭐하니라는 프로그램이 쏘아 올린 '부캐(부 캐릭터)'는 코로나19, n잡러, SNS, 이커머스와 맞물리면서 대한민국 대세 키워드의 기본값이 되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한국처럼 '음주·가무, 금손, 빨리빨리'에 능한 나라는 없다는 설도 있으니 전 국민적인 부캐 찾기는 그간 잊혔거나 참았던 한국인 재능 발산의 계기였나 보다.
노랫말처럼 '만약에 말야~' 부캐나 SNS용 가상 얼굴이나 메이크업이 있다면 한국의 2022년의 부캐들은 어떻게 될까? 이 의미심장한 예측에 도움을 줄 기술을 알아보자!
첫째, 버추얼 부캐, 버추얼 휴먼 '루이'를 만든 디오비 스튜디오. 올해 아이돌 지망생인 20대 여대생 유튜버인 루이커버리(https://www.youtube.com/c/RuiCovery)가 자신이 가상 캐릭터란 걸 고백했었다. 그녀는 디오비 스튜디오가 진짜 사람에 가상 얼굴만 합성해 만든 버추얼 휴먼 유튜버이다. 가상 인간 로지가 픽셀 하나까지 다 만들어냈다면, 루이는 실제 본캐인 현실 인간에 루이라는 가상의 얼굴만을 입힌 인물인 것이다. 루이의 본캐는 실제로 아이돌 지망생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버추얼 휴먼 기술은 온라인 범죄에 악용될 위험성이 있다. 그러나 프로듀스 101 사태부터 유명 연예인의 사생활 파문에 질린 일부 Z세대들은 자신들의 환상을 절대로 깰 리 없는 버추얼 아이돌의 팬을 자처하고 있다. 일본의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모바일 게임인 '앙상블 스타즈'는 글로벌 이용자가 1,000만 명이 넘고, 한국에서도 굿즈 판매까지 실제 아이돌 같은 인기를 누린다고 한다. 온라인 유머로 회자되던 '엄마 나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어… 또 화면에서 못 나오는 애니?'라던 일화가 이제 곧 하나의 문화가 될 것이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으니 노래나 춤에 재능이 있는 이들이 가상 얼굴을 분양받아 부캐로 활동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둘째, 꽃미남 제작소라는 일본의 이케멘 제작소. 요즘 남자가 간단한 메이크업 제품을 사용하는 건 꽤 흔한 일이다. 그러나 화장발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메이크업을 잘하는 남자는 아직 적을 것이다. 일본의 이케멘 제작소는 쌍꺼풀액, 눈썹 및 헤어스타일 관리 등으로 훈남 또는 호감형 외모를 구현해준다. 2020년 크리스마스 때 한국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사배씨가 연예인 하하씨를 화장으로 왕자님을 만든 영상을 보면 한국에서도 가능한 일인 듯하다. 한국에서 오픈한다면 웨딩 촬영이나 보디 프로필처럼 기억에 남기고 싶은 날을 앞둔 남자들에게 인기가 있지 않을까 싶다.
셋째, 가상 메이크업 카메라 앱 티커(Ticker). 얼굴을 보정해주는 많고 많은 중국의 카메라 앱 대신 한국에서 만든 티커로 SNS용 셀카를 찍어보면 어떨까? 그 앱들에는 없는 싸이월드 감성, 1970~2010년대별 한국 메이크업 필터, 세종대왕 필터, MBTI 필터까지 없는 것 빼곤 다 있는 한국인 취향 저격 앱이다. 더욱이 현재 일부 메이크업 기능(립스틱, 아이섀도, 블러셔 등)에서 실제 브랜드 제품으로 가상 메이크업으로 테스트해볼 수도 있다.
컴퓨터 공학자인 앨런 케이는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부캐를 위한 새로운 정보를 만끽하며 자신만의 2022년을 준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