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뉴질랜드도 내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다만 중국의 인권침해를 문제 삼은 미국과는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불참 결정의 핵심 이유라고 설명했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랜트 로버트슨 부총리 겸 체육부 장관은 이날 국영 뉴질랜드텔레비전(TVNZ)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내년 초 베이징에) 장관급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월 중국에도 이런 입장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백악관이 6일(미국시간)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패럴림픽에 어떤 대표단도 보내지 않을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하기 훨씬 전에, 이미 뉴질랜드는 불참 방침을 중국에 통보했다는 뜻이다.
로버트슨 부총리는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이 중국의 인권 문제보다는 ‘안전 문제’에 더 초점을 둔 데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불참 방침에는) 많은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건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 상황에선 정부 대표단 파견 같은 ‘여행’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도 부연했다.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에는 거리를 두며 애써 차별화한 셈이다.
하지만 사실상 미국에 동조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실제 로버트슨 부총리는 이날 “우리는 인권 문제와 관련해 수차례 중국 측에 분명한 우려를 전달했고, 최근에도 우리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그런 입장을 전했다”며 “그들(중국)은 인권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을 잘 안다”고 밝혔다. 베이징에 뉴질랜드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한 최대 이유는 코로나19라 해도, 중국 내 인권침해 논란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