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원으로 상향된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이 이르면 8일부터 적용된다. 1가구 1주택자가 12억 원에 집을 사(3년 보유·2년 거주) 20억 원에 팔 경우 양도세금은 최대 4,100만 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6일 당정에 따르면 정부는 7일 국무회의에서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하고, 이르면 다음 날부터 양도세 비과세 기준 상향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국회는 앞서 지난 2일 본회의에서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이는 내용이 담긴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당초 법 개정안 시행 시기는 내년 1월 1일로 규정돼 있었는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공포일’로 수정했다. 국무회의 상정, 대통령 재가 절차 등을 거치면 2주가량 소요되지만, 시장의 혼선을 감안해 시행일을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국회는 이를 위해 법 통과 다음 날인 3일 이 내용이 포함된 소득세법 개정안을 정부로 ‘긴급 이송’해 통상 5일 안팎 소요되는 법안 이송 시간을 하루로 줄였다. 정부도 대통령 재가, 관보 게재 등의 후속 조치를 최대한 앞당겨 오는 8일 법을 공포할 예정이다. 당초 예정했던 내년 1월 1일과 비교해서는 20일 이상 시행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이다.
양도세 부과 기준은 등기일과 잔금 청산일 중 빠른 날로 적용된다. 잔금을 치른 뒤 등기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통상 잔금 청산일이 기준일이 된다.
국회와 정부가 개정된 법 시행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연말 잔금 처리를 앞둔 주택 매도자의 항의가 빗발치는 등 시장 혼선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잔금일이나 등기일에 따라 많으면 수천만 원에 달하는 세금이 줄어들 수 있어, 국회 법 통과 뒤 구체적 시행일을 알려 달라는 민원은 계속 제기돼 왔다.
개정 소득세법이 적용되면 1가구 1주택자가 집을 팔 때 실거래가가 12억 원 이하인 경우 비과세 혜택을 준다. 현재는 9억 원까지인데, 그 범위가 더 넓어지는 것이다.
매매가가 12억 원이 넘을 경우에는 양도차익에서 기본공제,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을 뺀 과세표준을 정하고, 여기에 6~45% 세율을 곱해 양도소득세를 결정한다. 마찬가지로 여기서 적용되는 공제가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고가 주택을 팔 경우에도 세 부담은 줄어든다.
부동산 세금계산서비스 셀리몬(Sellymon)의 시뮬레이션을 보면 12억 원에 산 주택을 3년 보유, 2년 거주한 뒤 20억 원에 매각한 1가구 1주택자 A씨의 경우 부담해야 할 양도세 규모가 4,122만 원 줄어든다.
A씨의 양도차익은 8억 원인데, 현행 비과세 기준 9억 원을 적용받으면 과세대상 양도차익이 4억4,000만 원이다. 여기서 장기보유특별공제(20%)와 양도세율을 적용하면 1억2,584만 원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비과세 기준을 12억 원으로 높일 경우 A씨의 과세대상 양도차익은 3억2,000만 원으로 줄어들고, 부담해야 할 양도세도 8,462만 원이 된다.
만약 주택을 7억 원에 산 뒤 5년 보유, 5년 거주하고 12억 원에 팔 경우에는 현재는 1,340만 원의 양도세를 내야 하지만, 개정된 기준을 적용하면 이를 내지 않아도 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적용 대상이 많지는 않겠지만, 집을 파는 1가구 1주택자에게는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