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피부과전문의 함익병씨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내정했다 하루도 지나지 않아 철회했다. 독재 미화와 여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그의 과거 행태가 재조명되면서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함씨와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노재승 블랙워터포트 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함씨를 "비정치인이고 상당히 인지도가 높다"고 소개한 뒤 "방송에서 국민과 서민들의 이야기를 대변했던 분이라 그런 취지에서 모시게 됐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르며 TV프로그램에서 퇴출까지 당한 함씨의 이력이 드러났다. 그는 2014년 3월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독재가 왜 잘못된 건가. 플라톤도 독재를 주장했다"면서 "독재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도 하나의 도그마(독단)"라고 주장했다. 또 "여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지 않으니 4분의 3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자식을 두 명 낳은 여자는 예외로 할 수 있다" 등 여성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이 대변인은 내정을 발표한 지 3시간 만인 오후 5시 30분 “함씨 내정은 본인이 발언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납득이 있기 전까지 의결을 보류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후 오후 9시 메시지를 통해 "함씨는 내정 철회됐다"고 했다.
함씨는 2017년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지지하다가 문재인 후보 선대위의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자문위원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당시에도 해당 인터뷰가 문제가 돼 30분 만에 자문위원단에서 제외됐다.
민주당은 맹공을 퍼부었다. 신현영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손에 왕(王)자를 쓰고 다녔던 윤석열 후보는 여성 투표권을 제한하자는 함씨의 전근대적 주장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라며 "윤 후보는 2030 여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