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0% 오른 동두천도 꺾였다' 수도권 첫 하락에 조정 확산 조짐

입력
2021.12.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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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대구 하락세 수도권으로 번져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에 매수세 위축 
"이달 중순께 하락 지역 더 나올 수도"

세종, 대구 등 지방에서 시작된 아파트값 하락세가 경기 동두천까지 번졌다. 올해 들어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집값이 하락 전환된 곳은 동두천이 처음이다. 경기 외곽에 자리한 동두천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 호재와 탈서울 내 집 마련 수요가 몰리면서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40% 가깝게 급등한 지역이다.

5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주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29일 기준) 동두천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 대비 0.05% 하락했다. 동두천 아파트값 변동률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이후 처음이다.

작년 한 해 주간 통계 누적 변동률이 1.2% 하락했던 동두천 아파트는 올해 매수세가 무섭게 붙었다. 1월 첫째 주부터 0.64%로 상승 전환된 이후 꾸준히 상승폭이 커져 11월 넷째 주 기준 누적 상승률만 39.8%에 달했다.

그간 서울과 접근성이 떨어져 수요자의 외면을 받았지만 GTX-C 노선 개발 기대감에 수요가 몰려들었다. 대출 등 규제가 덜한 비규제지역이라 투자 수요까지 붙어 동두천 부동산 시장이 들끓자 정부는 지난 8월 말 동두천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었다.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매매가격 상승률은 조금씩 둔화되더니, 10월 첫째 주에는 보합(0.0%)을 나타냈다.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세는 더욱 꺾여 결국 지난달 마지막 주 수도권 지역 중 처음으로 하락 전환됐다.

아파트값 하락세는 실거래가에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동두천시 지행동의 ‘동원베네스트’ 전용면적 84.781㎡는 지난 8월 28일 3억9,900만 원(4층)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10일 3억4,000만 원(4층)에 팔려 5,400만 원이나 떨어졌다. 같은 동의 ‘송내주공 1단지’ 전용면적 75.79㎡는 10월 18일 3억4,000만 원(2층)에 손바뀜됐지만 지난달 30일 2,000만 원 떨어진 3억2,000만 원(2층)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동두천처럼 가격이 폭등한 수도권 곳곳에서 하락 전환될 수 있다고 본다. 경기 지역 중에는 △광명 △수원 팔달구가 보합을 보였다. 서울 자치구 중에서는 △마포구 △성동구 △강서구 △관악구가 보합 전환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후유증,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보유세 부담 등의 악재로 당분간 시장은 조정 국면에 빠질 공산이 크다”며 “특히 수도권 지역 중 동두천처럼 집값이 크게 오른 곳은 이달 중순쯤 하락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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