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북서 지지 호소 "미천한 출신, 제 잘못 아냐"

입력
2021.12.04 15:30
2박3일 전북서 '매타버스' 일정 소화
전날 이어 '전북차별론' 재차 부각도

“제가 출신이 비천합니다. 비천한 집안이라 주변에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진흙 속에서도 꽃은 피지 않습니까.”

전북을 방문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어려웠던 가정 환경과 불운한 가족사를 언급했다.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으로 지지층을 결집하고, 가족과 관련한 각종 논란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시장 찾은 이재명 "덕담 말고 대통령 만들어달라"

이 후보는 이날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으로 군산공설시장을 찾았다. 직접 물건을 구입하며 몰려든 시민, 상인들과 인사한 이 후보는 즉석 연설을 통해 “저보고 대통령이 되라 하지 말고 만들어달라. 행동해달라”고 당부했다. “주변에 이재명을 마구 욕하며 소년공이 아니라 소년원 출신이라 퍼트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카톡 하나, 댓글 하나라도 더 써달라”고도 했다.

전북 차별론도 재차 부각했다. 이 후보는 “전국을 다녀보면 전북이 다른 지역보다 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전북은 호남 안에서 또 소외 받은 지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에도 “전북은 호남이란 이유로 차별 받고 지방이란 이유로 또 똑같이 차별 받아 일종의 ‘삼중 차별’을 받는 것 아니냐 생각하시는 것 같다.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가족사 말하며 울컥 "집안 엉망이라고 흉 보던데..."

작심한 듯 아픈 가족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아버지는 시장 화장실 청소부, 어머니는 화장실을 지키며 휴지를 팔았다”며 “큰 형님은 건설노동을 하시다 추락사고를 당해 왼쪽 다리를 잘랐고, 아시는 바대로 정신질환으로 고생하던 형님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또 “여동생은 야쿠르트 배달을 하고 미싱사를 하다 화장실에서 죽었는데 산재 처리도 못했다. 제 남동생은 지금 환경미화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복받친 듯 “누가 집안이 엉망이라고 흉을 보던데 저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강조했다. 고 이재선씨 ‘강제입원 논란’에 대해선 “가족은 (성남)시청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했는데, 한 분이 공무원에게 직접 지시하고 요구해서 차단했더니 그 사달이 벌어졌다”고 했다. 이 후보는 가슴에 손을 얹고 “제 출신이 미천한 것은 제 잘못이 아니니 저를 탓하지 말아달라. 저는 그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