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던 미국 고용시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미국 일자리가 21만개 늘어나는데 그쳐 전문가 전망치 절반에도 못 미쳤다. 8주 연속 감소세였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지난주 소폭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등장과 맞물리면서 미국 고용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3일(현지시간)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21만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최소폭 증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7만3,000개)나 지난 10월 증가폭(54만6,000개)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업종별로는 운송 및 창고업에서 5만 개, 전문 및 비즈니스 서비스 부문에서 9만 개의 일자리가 증가했지만, 소매 부문에서는 의류 및 스포츠용품 매장에서의 대규모 일자리 감소로 2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11월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2만2,000건(계절 조정)으로 전주보다 2만8,000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8주 연속 감소세에서 증가로 돌아섰다.
미 CNBC방송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고, WSJ도 “기업 등 고용주가 가용 노동자의 지속적인 부족에 직면해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용이 둔화하고 있다고 성급하게 판단하긴 이르다. 지난달 실업률은 4.2%로 전월(4.6%)보다 0.4%포인트 하락했고, 경제활동참가율은 61.8%로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평균 임금은 1년 전보다 4.8%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파르게 회복했던 고용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일 뿐 고용 시장이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가 새 변수로 등장했다. 이날 미국 5개주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9명이 발생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할 경우 노동자들의 구직 의욕이 악화하고,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가 떨어지면서 고용 시장이 다시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WSJ는 “델타 변이가 노동 시장 회복세를 이탈시켰던 것처럼 오미크론 변이도 노동 시장 회복을 억제할 수 있다”며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근로 의욕 저하가 공급망 혼란을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