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대표 흉물 건물들 연이어 재기 시동… 지자체 ‘반색’

입력
2021.12.03 05:00
동두천 제생병원 21년 만에 공사 재개
포천 칸리조트도 새 인수자 맞아 활기

경기북부지역의 대표 흉물로 꼽혀온 대형 건축물이 속속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오랜 기간 방치돼 미관을 해치다가 연이어 재기 움직임을 보이면서 골머리를 앓던 지자체도 반색하는 분위기다.

2일 경기 포천시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공개입찰을 통해 포천 칸 리조트 부실채권(NPL) 우선협상대상자로 EW자산관리대부를 선정했다. 부실채권 규모는 1,350억 원이다. EW자산관리대부는 계약금과 중도금을 납부했고, 조만간 잔금 거래를 종결한 뒤 공사 재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포천시는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업무협약을 통해 칸 리조트 정상화에 힘을 모으겠다는 방침이다.

칸 리조트는 2007년 착공 때 경기북부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로 주목을 받았다. 포천 일동면 8만3,692㎡에 3,200억 원을 들여 럭셔리 콘도미니엄과 천연 온천수 워터파크, 대규모 컨벤션센터 등을 지어 2011년 9월 30일 준공됐다.

하지만 시행사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시공사 두산건설이 유치권을 행사하면서 개장이 미뤄졌고, 이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프로젝트금융 대출 약정을 통해 시행사에 750억 원을 빌려준 우리은행은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 나섰으나, 수년간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기북부 최대 규모로 건립되던 동두천 제생병원도 21년 만인 지난해 말 공사를 재개했다. 지행동 14만㎡에 들어선 이 병원은 1999년 8월 건물 외관공사를 마친 뒤 공사가 중단돼 20년 넘게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병원을 짓던 대순진리회 내부 사정으로 공사 진척이 거의 없었다.

동두천 제생병원은 지하 4층, 지상 21층, 병상 수 1,480개 규모로 2023년 말 개원 목표로 현재 내부 공사가 한창이다. 초대형 사업이 다시 정상화 궤도에 오르면서 지역에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포천시와 동두천시 관계자는 “초대형 사업이 오랜 세월 중단돼 시민들의 실망감이 컸는데, 원래 목적대로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