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이미 국내에 번졌을까 ... "해외 입국자 격리 등 조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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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1 18:10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여부를 두고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많은 전문가들은 이미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놨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장유전체(바이러스의 유전자 전체) 분석이 진행 중인 사람은 나이지리아 방문 부부를 포함해 4명 수준이지만, 이들의 접촉자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방역에 ‘구멍’이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인될 경우 혼란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의심자 동선 추적 … 추가 확진 가능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오미크론 감염이 의심되는 나이지리아 방문 부부의 전장유전체 분석 결과가 1일 저녁 늦게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부, 부부의 지인(40대 남성), 자녀(10대) 등 4명이 오미크론 변이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이들 부부, 그리고 부부의 접촉자들이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많이 접촉했느냐다. 이들 부부는 백신 접종 완료자로, 지난달 24일 입국해 같은 날 거주지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했고 다음 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비행기 내에서 부부와 가까운 자리에 앉았던 승객 6명과 공항 도착 뒤 부부의 이동을 도운 지인 1명, 자녀 2명을 밀접접촉자로 분류했다. 또 부부의 거주지 주민 8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이들이 부부와 접촉해서 알게 모르게 감염된 뒤 지역사회에 전파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부부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45명 중 1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는데, 델타 변이 감염인 것으로 확인됐다. 차드를 방문하고 해당 항공기를 탄 이 탑승객은 부부의 좌석과 떨어진 곳에 앉았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좌석 위치상 부부와의 접촉보다 다른 원인에 의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바꿔 말해 다른 승객 중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

“최근 한 달 내 입국자까지 분석 확대 필요”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유입 차단을 위해 아프리카 8개국의 외국인 입국을 금지해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미 세계 20개국에 퍼진 상황이라 어느 경로를 통해 들어올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해외유입 확진자는 매일 나오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하루 신규 해외유입 확진은 48명이다.

인천국제공항은 이미 비상이 걸렸다. 일본에서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된 나미비아 외교관은 지난달 28일 나리타국제공항에 가기 전에 인천을 경유했다. 이 외교관은 항공기에서 내려 인천공항 내 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항공기는 11월 27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에서 출발했으며, 당국은 이를 타고 입국한 41명을 추적 관리하고 있다.

해외입국자 격리 방안까지 고민해야

방대본은 아프리카 입국자에 대해선 1월부터 이미 전수 유전자 분석을 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확진자는 지난달 26일부터 전수 분석이 진행됐다. 나이지리아 방문 부부의 확진이 11월 25일인 걸 감안하면 분석 범위를 더 넓힐 필요가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들어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근 2~4주 발생한 해외유입 확진자들의 전장유전체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확산 속도가 빠른 만큼 이젠 정말 방역 수준을 올려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처럼 널리 전파되는 건 시간문제”라며 “백신을 맞았다 해도 해외입국자들에 대한 격리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