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위중증 '최다'에 오미크론 변이까지… '잔인한 12월'이 시작됐다

입력
2021.12.01 13:30

잔인한 겨울이다. 12월이 시작되자마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000명, 위중증 환자는 700명을 넘겼다. 둘 다 역대 최다 규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방역 강화를 여전히 머뭇거린다. 국내 첫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된다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멈춰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123명 발생했다. 국내 코로나19 첫 환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하루 확진자 수가 5,000명을 넘은 건 처음이다.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 수도 723명으로 처음 700명을 넘어서며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한주간 국내 발생 하루 평균 확진자는 3,870.4명으로, 전주(11월 18~24일)보다 706.5명(22.3%)이나 늘었다.

위중증 하루에 60명 늘어 ... 의료체계 붕괴 위험

거센 확산세가 계속되니 병상 상황도 나아질 리가 없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수도권 중환자 병상은 89.2%가 찼다. 서울은 345개 병상 중 313개(90.7%), 경기는 290개 병상 중 254개(87.6%), 인천은 79개 병상 중 70개(88.6%)가 사용 중이다. 비수도권 상황도 악화일로라 전국 가동률은 78.8%로 치솟았다.

정부는 이달 중순까지 중환자 병상 50여 개, 준중증 190여 개, 중등증 1,100여 개를 확충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날처럼 매일 60여 명씩 위중증 환자가 늘면 연말쯤엔 다시 포화 상태가 될 거란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중환자 의료 체계가 붕괴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오미크론 변이 유입도 시간 문제

오미크론 변이 국내 유입마저 예상보다 빨라질 조짐이다. 지난달 24일 입국한 오미크론 감염 의심 사례 4명에 대한 분석 작업은 물론, 이들과 같은 비행기를 탄 사람들과 이웃 주민 등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을 두고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설사 이번은 오미크론 변이가 아니라 해도 국제적 감염세를 감안하면 국내 유입은 시간문제에 가깝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선 방역의료분과 위원들이 방역 강화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해왔다. 하지만 다른 분야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정부는 방역 강화 조치에 대해 “의견 수렴 중”이라는 설명만 반복하며 위드 코로나를 놓지 못하고 있다. 모임 인원이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식으로 방역을 강화하면 국민들이 위드 코로나 전 사회적 거리두기로 후퇴한다고 여길까 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듯한 모습이다.

전문가들 "위드 코로나 고집, 이젠 접어라"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정부가 ‘후퇴는 없다’면서 스스로 만든 위드 코로나 프레임에 갇혀 있다”며 “후퇴하자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춰 잠시 멈춤으로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한 뒤 다시 일상을 정상화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