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두 번씩 이슬람을 이름한 국제적 이슈는 어느덧 우리 사회에도 익숙해져 가고 있다. 올해만 해도 대구지역에서 이슬람 성원 건립과 관련한 무슬림들과 지역 주민들과의 분쟁은 사람들 사이에 이슬람을 알릴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되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정권의 압제를 피해 한국으로 이주해온 아프간 난민들의 거취에 대하여 인도적 차원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의견과 이슬람과 무슬림들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을 앞세운 수많은 우려와 편견도 또 한번 국민적 관심사가 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다문화, 다종교, 다민족이라는 말에 너무나 친숙한 환경에 살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에 의한 많은 변화는 이해와 포용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더불어 공존을 위한 관계기관의 노력이 다방면에서 결실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시대적 변화를 무시하고 일부 특정 집단과 지역에서는 자신의 아집과 집단이기주의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포용보다는 자신만이 최고이고 자신만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것이 아니면 다양한 형태의 인권유린과 비인륜적인 행위들이 자행되고 있음에도 그들은 어떤 느낌도 이해도 없다. 이슬람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도 크게 다르진 않다.
6·25 동란을 계기로 한국에 전해진 이슬람은 어언 60여 년을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 성장과 맞물려 이슬람도 우리 사회에서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우리가 원하든 또는 원하지 않든 우리의 이웃으로 닿아와 우리와 함께 숨쉬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공항이나 터미널, 고속도로 휴게소, 유명 관광지, 쇼핑몰 등에서 무슬림들이 양탄자를 깔고 예배를 근행하는 광경은 이미 생소함을 넘어 그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곳곳에 임시 예배소(Musala)가 마련되고 그곳에서 예배를 근행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아집과 독선에 빠져 헤어나지 못한다면 우리보다 먼저 이러한 상황들을 접했던 영국이나 프랑스 등 유럽의 국가들이 소홀히 하여 실패했던 다문화, 다종교 정책의 전철을 우리도 그대로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들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해와 포용으로 우리의 실정에 맞는 그리고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성장 발전해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격에 맞는 인류애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슬람은 평화를 실천하는 종교이다. 무슬림들은 매일 근행하는 다섯 번의 예배를 통해서 자성의 시간을 가지며 스스로 바른 길을 걷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그리고 매년 라마단 성월에는 단식을 하면서 배고픈 고통을 인내하며 아집과 독선으로 얼룩진 자기애를 버리고 남을 배려하고 베풀 수 있는 이타적 삶을 실천하는 인류애의 종교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하나님 앞에서 누구나 평등함을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 또한 몇몇 사람의 그릇된 행위로 인하여 생겨난 오해와 편견으로 전체를 매도하지 말아야 하며 자신과 함께 교감하고 있는 이웃의 모습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넓은 아량이 서로를 하나로 묶어줄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종교와 사상, 이념이 한 사회에 공존하기 위해서는 이해와 포용만이 사회적 안녕과 평화를 유지하는 첩경임을 강조한 성 코란의 가르침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