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4명 중 1명은 ‘평생 미혼’…일본 인구 감소세 지속

입력
2021.12.01 13:33


일본 총인구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남성 4명 중 1명이 평생 미혼일 정도로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이 늘면서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반면 평균수명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빠르게 증가하는 외국인이 총인구의 감소 폭을 줄이고 있다.

일본 총인구 0.7% 감소... 외국인은 43.6% 증가

11월 30일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2020년도 국세조사 인구 등 기본집계 확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일 시점에서 외국인을 포함한 일본 총인구는 1억2,614만6,099명으로, 2015년도 조사에 비해 94만8,646명(0.7%)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20년 조사 개시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던 지난 조사에 이어 두 번째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일본인은 1억2,339만8,962명이 감소해 감소 폭이 1.4%에 달했다. 반면 외국인은 43.6% 급증한 274만7,137명으로, 외국인 인구 증가가 총인구 감소 폭을 절반 정도 줄인 셈이 됐다. 외국인은 국적별로 ‘중국’ 비율이 27.8%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국·조선’ 15.6%, ‘베트남’ 13.5%였다. 특히 베트남은 5년 전 8만7,109명에서 32만805명으로 급증, 증가 폭이 3.6배나 됐다.

일본 남성 생애 미혼율 처음으로 25% 넘어

인구 감소의 주요 원인은 출생아 수가 줄었기 때문이고, 더 근본적으로는 결혼하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독신문제 연구자인 아라카와 카즈히사씨가 총무성의 이번 발표 수치를 근거로 계산한 바에 따르면 일본 남성의 생애 미혼율은 25.7%에 달했다. 여성은 16.4%였다. 생애 미혼율이란 50세까지 결혼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로, 이 경우 평생 결혼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본다. 총무성 국세조사가 시작된 후 생애 미혼율이 남성 25%, 여성 15%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출생아 수는 적은 반면 평균수명은 늘어나 일본의 고령화는 계속 심화하고 있다.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65세 이상 비율은 5년 전보다 2%포인트 증가해, 28.6%로 과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7,508만7,865명으로 5년 전보다 226만6,232명 줄었다. 최다였던 1995년에 비하면 13.9%나 감소했다.


인구 감소 지역, 총선 선거구 줄어들어

지역별로는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 증가했지만 감소한 곳이 훨씬 많았다. 도쿄도와 가나가와, 시가, 오키나와현 등 8개 광역지자체에서 증가한 반면 감소한 지역은 39곳에 달했다. 중의원 선거의 선거구 조정도 곧 시작될 전망이다. 이날 발표한 인구 수치에 따라 조정되는 소선거구(지역구)는 도쿄도에서 5개 증가하는 등 총 5개 광역지자체에서 10개가 증가하는 반면 다른 10개 현에선 1개씩 감소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특히 아베 신조 전 총리, 기시 노부오 방위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장관 등 거물 정치인이 포진한 야마구치현은 선거구가 4개에서 3개로 줄어들게 돼 거물 간의 다툼이 치열할 전망이다. 정부의 중원선거구 획정심의회가 선거구 개정안을 심의하며, 총리에게 권고안을 내는 기간은 내년 6월 25일까지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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