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빈이 '술꾼도시여자들'이 자아낸 흥행 지표에 감격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유독 더웠던 올해 여름 촬영을 마친 후 좋은 결과가 이어지면서 남다른 자부심으로 남았다. 이 과정에서 공개 열애 중인 이광수의 든든한 응원도 좋은 버팀목이 됐다.
이선빈은 최근 본지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은 세 친구의 진한 우정을 그린 드라마다. 미깡 작가의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이 원작이다.
극중 이선빈은 극 중 예능작가 안소희 역을 맡아 실감 나는 연기력과 능숙한 완급조절을 뽐냈다. 이선빈은 대본을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리면서 자신이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소희라는 캐릭터 설정에서 높은 싱크로율을 직감했다.
작품의 또 다른 수식어는 '티빙의 효녀'다. '술꾼도시여자들' 공개 이후 티빙 유료 가입 기여 수치가 전주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며 일일 가입기여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또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주간 유료가입 기여 1위를 달성했다. 주연을 맡은 이선빈은 OTT라는 플랫폼 특성상 작품의 흥행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청률이라는 지표가 없었던 까닭이다. 다만 대본이 가진 이야기의 힘을 믿고 촬영에 임했다. 특정 세대가 아닌 전반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이선빈은 공개 직후 시청자들의 반응을 꼼꼼하게 챙겨봤다. 이선빈에게 가장 제일 기억에 남는 반응은 "나도 저런 친구가 돼야지"라는 댓글이다. 완벽하게 배치된 의도가 제대로 전달된 결과다. 작품을 보면서 저런 친구가 갖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정답이라 느꼈다는 주역들이다.
주변 연기자들도 호평을 던졌다. 정상훈부터 오정세 박미선 엄정화 등이 이선빈에게 작품을 잘 봤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연인 이광수도 이선빈을 향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매주 본방 사수를 하면서 코믹 연기에 대한 피드백을 직접 건넸다. 이선빈은 "이광수가 '술꾼도시여자들'을 보고 정말 재밌다고 피드백을 해줬다. 이 부분이 좋았다면서 칭찬하기도 했다. 기분이 좋았다"고 전했다. 다만 연기적인 고민은 아끼는 편이란다.
이선빈은 이처럼 뜨거운 반응에 먼저 신기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늘 똑같이 작품을 준비했고 똑같이 열심히 했기 때문에 '술꾼도시여자들'의 열풍이 유독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선빈은 흥행 비결을 두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좋아해 주는 것 같다. 사실 객관적이지 못하다.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표현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만족한 적은 없다. 다행스럽게 코믹 연기를 만족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이선빈의 실제 주량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에 이선빈은 평소 술을 즐기지 않았지만 '술꾼도시여자들'을 통해 술의 맛을 알았다고 고백했다. 실제 따르는 장면부터 폭탄주를 제조하고 마시는 것까지 원테이크로 한 번에 촬영하면서 술의 힘을 빌렸다. 특히 박영규에게 욕설을 퍼붓는 장면을 떠올린 이선빈은 "박영규 선배님한테 맨정신으로는 욕을 못 하겠더라. 선배님에게 1분 30초 동안 욕을 하면서 너무 긴장을 했다. 한 글자, 단어를 잘못 말하면 문장이 무너진다. 사투리에 연기, 삼 박자를 다 맞춰야 했다. 맥주 한 병을 마시고 연기하느라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친상부터 애정신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로 꾸며진 '술꾼도시여자들'. 이선빈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장례식신을 준비할 때 실제로 3일장을 치르는 기분이었다는 이선빈은 "당시 체력이 떨어졌는데 오히려 더 힘을 뺀 연기를 하게 됐다. 감정 이입도 잘 됐다. 촬영 현장에서 강진구(정은지)와 한지연(한선화)가 아닌 언니들로 보였다"고 전했다.
강북구(최시원)과의 애정신 역시 이선빈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았다. 과하지 않게 그려진 덕분일까. 전형적인 로맨스 배드신을 비틀고 코믹스러움에 방점을 찍었다. 이선빈의 말을 빌리자면 이들의 애정신은 마치 액션신과도 같았다. 덕분에 부담은 사라지고 유쾌함으로 남았다.
함께 호흡한 배우들의 장점을 묻자 이선빈은 "선화 언니는 제가 아는 주변 사람들 중에 제일 사랑스럽다. 감정에 솔직하고 너무 매력 있다. 우리들을 살려주는 애드리브도 많이 한다. 마음이 진짜 너무 여리다. 감정 이입을 잘 해준다. 같은 배우로서 입장을 잘 이해해준다"면서 "은지 언니는 신뢰감이 있다. 확실한 성격이라 표현을 할 때도 논리적이기도 하고 다부지더라. 내면이 강인한 사람이다. 붙잡아 줄 수 있어서 너무 든든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처럼 이선빈은 '술꾼도시여자들'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한 연기자가 됐다. 좋은 언니들을 만났고 그들에게 연기적으로도, 인간적으로 많이 배우는 계기가 됐다. 극처럼 세 친구 같은 케미스트리가 나올 수 있었던 비결은 배려 덕분이다. 셋이 함께 나오는 장면에서 자신이 아닌 서로의 캐릭터를 부각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친구 같은 분위기가 조성됐다.
'술꾼도시여자들'로 새로운 모습을 보였던 이선빈의 계획은 무엇일까. 현재 대본을 검토 중이라는 이선빈은 "'술꾼도시여자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내년에도 밝고 긍정적으로 파이팅 넘치게 할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