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첨단' 차량용 반도체 신제품 출시… "아우디, 폭스바겐도 뚫었다"

입력
2021.11.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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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아우디에 이어 유럽 최대 완성차업체 폭스바겐에도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한다. 자율주행 시대를 뒷받침할 첨단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갈수록 커지는 흐름에 맞춰 삼성전자도 '전기차 부품사업'(전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 3종 공개

삼성전자는 30일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을 공개했다. 신제품은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엑시노스 오토 V7), 업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통신칩(엑시노스 오토 T5123), 전력관리칩(PMIC·제품명S2VPS01) 등이다. 운전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끊김없이 즐기는 데 필수적인 칩들로 시장에선 고부가 상품으로 꼽힌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은 전기차·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급부상 중인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의 합성어)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과거 음악을 듣거나 길 안내를 받는 수준의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훨씬 뛰어넘어, 요즘은 차 디스플레이 화면을 마치 컴퓨터처럼 사용한다. 화면창으로 인터넷도 열고 영화도 내려받는 식이다.

엑시노스 오토 V7엔 AI 연산을 위한 신경망처리장치(NPU)와 이미지 압축기술 등 첨단기술이 대거 들어갔다. 이를 통해 자동차가 운전자 얼굴과 동작을 인식하고, 운전자는 음성으로 가상비서를 부를 수 있다. 고성능 오디오 프로세서와 고용량 메모리도 갖춰 최상의 음질로 영화나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이 제품은 독일 폭스바겐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탑재된다. 폭스바겐은 아우디, 포르쉐 등 세계 최다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이다. 2018년 완성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독일의 아우디에 차량용 프로세서를 공급한 삼성전자로선 이번에 신제품으로 글로벌 고객사를 추가 확보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는 일반 반도체보다 완성 조건이 아주 까다로운데 이번에 성능과 안전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차량용 반도체 적극 공략 배경은?

현재 차량용 반도체는 종류도 많고, 제조사 요구도 까다로워 개별 제품의 수익성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는 수년 후에는 고수익을 안겨주는 블루칩이 될 거란 기대가 크다. 올해 세계적인 자동차 반도체 부족난 속에서도 잠잠했던 삼성전자가 미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린 배경이다.

일반 자동차에 장착되는 반도체는 약 200개 수준이지만, 운전대를 잡을 필요 없는 레벨3 이상(내년부터 상용화 전망)의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 이상이 필요하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 역시 지난해 380억 달러(약 44조 원)에서 매년 7%씩 성장해 2026년엔 676억 달러(약 80조 원)로 성장할 걸로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인수합병(M&A)이 차량용 반도체 분야일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박재홍 부사장은 "최신 5G통신 기술, 진화된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프로세서, 안정적이고 검증된 전력관리칩을 제공해 전장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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