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두환에 분노만 하며 살 순 없어... DJ도 사람은 용서하라 하셨다"

입력
2021.11.28 17:57
안철수, 대선 출마선언 후 첫 광주행
"5·18 폄훼도, 정치적 이용도 끝내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8일 광주를 찾아 "'전두환'이라는 이름 석 자에 분노만 하며 살 수는 없다"며 '용서와 화해'를 강조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을 계기로 전씨가 남긴 상처를 극복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광주의 아픔을 몸소 겪지 않은 정치인이 용서와 화해를 이야기한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후보는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씨의) 죽음과 함께 우리는, 광주는, 그리고 대한민국은 대립과 갈등, 상처를 넘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과도 반성도 없이 떠난 사람을 용서하기에는 더 많은 시간과 세월이 필요하다"면서도 "고통받은 역사를 뒤로하고 5·18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더 크게 계승하고 발전시킬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국민 통합에 방점을 찍으며 "죄는 용서하지 않지만 사람은 용서한다. 우리는 남을 용서할 의무가 있고, 또 사랑은 못 하더라도 용서는 할 수 있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용서와 화해, 국민 통합과 역사 발전, 그 중심에 광주가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개헌하면서 헌법 정신에 5·18정신 넣자"

이어 안 후보는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넣을 것을 약속하고, 내년 1월 초 5·18민주묘지를 함께 참배하자"고 다른 대선후보들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인지는 장담하지 못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10일 광주에서 "5·18정신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이기 때문에 헌법 전문에 올라가야 한다"며 안 후보와 같은 뜻을 밝힌 바 있다.

박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