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이달 말부터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양산에 들어간다.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고 있는 TV용 OLED 시장에 삼성이 후발주자로 뛰어든 셈이다.
OLED TV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3% 남짓이라 대중화까진 갈 길이 먼데, 국내 업계는 시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투자를 쏟아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아산캠퍼스 Q1라인에서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디스플레이 양산에 돌입했으며 오는 30일 양산 기념 출하식을 개최한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QD 디스플레이를 미래 먹거리로 꼽고 2025년까지 13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지 2년 만에 양산 단계에 이른 것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임직원 간담회에서 "내년 매출 목표는 미미하겠지만 5년 후를 내다보는 사업"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삼성의 QD OLED는 나노미터(nm·1나노는 10억분의 1미터) 이하 크기의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무기물 퀀텀닷(양자점)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다. 발광원인 청색 OLED 소자 위에 QD 컬러필터를 얹어 색상을 구현한다. 백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하는 LG의 화이트(W)-OLED 방식과는 기술적 차이가 있다.
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의 내년 QD OLED 패널 출하량이 55인치 TV를 최대 100만 대 만들 수준으로 추산한다. 삼성전자는 이 패널을 받아 내년 초 QD OLED TV를 출시할 걸로 전해졌는데, 생산량을 100만 대로 잡아도 삼성전자의 1년 TV 출하량의 2% 수준에 불과하다. 1,000만 원이 넘을 걸로 예상되는 생산원가도 주력상품으로 밀기에는 부담 요소다.
현재 TV용 OLED 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99% 이상 장악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TV(55인치 기준) 1,000만 대의 생산력을 갖추고 있는데, 전 세계 20개 가전업체가 LG 패널을 받아 OLED TV를 생산한다. 올해 전 세계 OLED TV 판매량(약 650만 대)은 지난해보다 80% 늘 만큼 급성장세지만 여전히 OLED TV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수량 기준 점유율이 3%(매출 기준 10%)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국내 전자업계는 OLED TV 시장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중국 업체가 최근 수년간 저가 공세로 액정화면(LCD) 시장을 장악했지만, TV용 OLED 패널은 기술력이 달려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 BOE 등 중국 간판 회사들이 내년 상반기 TV용 OLED 패널 개발 투자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계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만큼 앞으로 시장이 확장할수록 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LG디스플레이가 내년 TV용 OLED 사업에서 처음으로 연간 5,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거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