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오미크론으로 명명한 코로나19 새 변이를 우려 변이로 지정하자 각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미 관련 확진자가 나온 유럽 여러 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 등 대부분 국가들이 이 변이가 확인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통한 입국을 금지했다. 이스라엘은 2주간 사실상 국경을 봉쇄하는 강수까지 꺼내들었다. 우리 방역당국도 아프리카 8개국 입국 금지와 내국인의 경우 10일 격리를 의무화했다. 새로운 변이의 등장에 세계 주식시장에도 3, 4% 하락이라는 충격이 닥쳤다.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에서 확인됐고 남아공에서 번지는 이 변이는 델타보다 전염력이 빠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초 남아공에서 변이 증상이 보고된 뒤 확진자 숫자가 급격히 늘어 일부 주에서는 신규 확진자의 90%가 오미크론 감염으로 추정된다. 아직 다행인 것은 심한 피로 등 특이한 증상을 보이면서도 경과가 가볍다는 점이다. 실제로 남아공은 확진자가 늘어도 사망자는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남아공의 WHO 보고 등 정보 공유가 빨라서 각국이 신속하게 대응에 나설 수 있는 것도 델타 때와 다른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심하기 이른 것은 독성의 정도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빠른 전파력 때문에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위급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보다 돌연변이 숫자가 2배나 많은 오미크론이 백신 회피 능력이 뛰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화이자, 모더나 등 여러 제약회사가 새 백신 개발에 나섰지만 새로운 실험용 백신을 얻는 데만도 최소 두 달은 걸린다.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한 달인 국내는 확진자가 2배 이상 늘어나 4,000명 안팎을 기록하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델타 변이 대응에도 이처럼 취약한데 새 변이까지 덮칠 경우 심각한 방역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새 변이에 대한 분석을 서두르고 선제적 입국 제한 및 격리 조치 등으로 확산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