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인이 27일 진행되면서 5일간의 가족장 절차가 마무리됐다. 장례 마지막 날 전씨의 아내 이순자씨는 유족 대표로 나서 "남편을 대신해 고통받으신 분들께 사죄드린다"며 재임 기간에 있었던 과오에 대해 사과했지만, 5·18 민주화운동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닷새 내내 장례식장을 지켜온 보수 성향 유투버들과 지지자들은 화장장까지 동행해 전씨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전씨의 영결식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오전 7시 30분부터 30여 분간 진행됐다. 이대순 전 체신부 장관의 추도사 낭독과 불교 및 기독교식 종교의식, 헌화 순이었다. 영결식에는 아내 이씨를 비롯한 유족, 민정기 전 비서관 등 전씨의 생전 지인, 종교인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유족 대표로 추모객들에게 인삿말을 전한 이씨는 남편을 대신해 사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씨는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난 뒤 많은 일을 겪었다. 그때마다 남편은 모든 게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하곤 했다"면서 "장례 절차를 마치면서 가족을 대신해 남편의 재임 중 고통 받고 상처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 인삿말은 이씨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씨는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무엇을 사죄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씨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는 오전 8시 14분쯤 화장장인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으로 이동했다. 오전 9시 26분쯤 화장장에 도착한 전씨의 시신은 오전 10시부터 1시간 40여분간의 화장 절차를 거쳐 한 줌의 재가 됐다. 유족들은 유해와 함께 오전 11시 51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전씨의 유해는 장지가 정해질 때까지 자택에 임시 안치된다. 전씨 측에 따르면 전씨는 생전에 장례를 간소화하고 시신을 화장해 북녘 땅이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고도 당부했다고 한다.
전씨가 사망한 첫 날부터 장례식장 주위를 지키던 지지자들은 마지막날까지도 장례식장을 가득 메웠다. 오전 6시 50분쯤부터 50~60명 정도가 자리를 지켰는데, 영결식 시간이 다가오자 점점 더 많은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어떤 이들에겐 대통령이 아닐지라도, 우리에겐 소중한 대통령이다" "전두환 대통령 각하, 사랑한다"며 함성을 내지르는 등 소리쳐 일대에는 혼잡이 빚어졌다. 한 지지자는 '전두환 대통령은 발포 명령을 하지 않았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돌아다니며 큰 소리를 내다가 장례식장 직원들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화장장까지 동행한 지지자들은 영정사진을 든 전씨의 맏손자 뒤로 운구차에서 관이 나오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또 이들이 관 가까이 다가가려 하면서, 이를 막는 공원 측 관계자들과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지지자들은 운구를 향해 "일어나라! 제발 일어나! 화장시키지 마요!"라거나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전두환이다!" 전두환 대통령 각하!"라며 절규하는 듯 소리쳤다. 또 이들이 화장장 내부로 진입하려다가 출입구 자동문이 문틀에서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씨의 유골이 보따리에 싸여 나올 때도 지지자들은 눈물을 쏟았다. 유골을 든 유족의 이동행렬 뒤를 따른 이들은 중간중간 "안녕히 가세요" "존경합니다"라고 외쳤지만, 큰 소란이나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