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부동산 자료 털렸다… '금수저 소개팅 앱' 해킹한 20대 검거

입력
2021.11.25 12:00
금수저 커뮤니티 표방 골드스푼... 민감 정보 가득
해커, 13만명 회원 개인정보 탈탈 털고 25억 요구
실제 유출 이어지기도... 경찰 "추가 유출 혐의 수사"

'상위 1% 소개팅 앱'을 표방하는 데이팅앱 골드스푼 서버에 무단으로 침입해 회원 13만 명의 재산·학력·직업 인증자료와 사진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빼돌린 뒤 25억 원어치의 가상화폐를 요구한 20대 IT 개발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5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공갈 혐의를 받는 A(26)씨를 지난 18일 체포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회원 개인정보를 유포하겠다고 골드스푼 측에 협박했으며, 실제로 회원 21명의 개인정보를 인터넷에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9월 27일 피해업체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회원들은 경제력을 인증할 수 있는 전문직 자격증·원천징수영수증·부동산 등기서류 등을 제출한 뒤 심사를 통과해야 가입할 수 있다. 여성은 사진 등 프로필 심사까지 통과해야 했다.

앱 사용자들의 개인정보가 해커 손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파장이 일었다. 경찰은 피해업체 서버 로그기록, 해커의 협박 이메일 등을 추적해 피의자를 특정했다. A씨는 자신이 가입한 데이팅앱인 골드스푼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독학으로 IT기술을 습득해 개발자로 일하고, 해킹대회에서 수상할 정도로 상당한 실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해킹한 회원정보 일체를 확보했고, 추가 유출 혐의가 있는지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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