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은 한일 비슷한 국력에서 생겨 특수… 혐한론자들 만나야"

입력
2021.11.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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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 연구자' 노윤선 고려대 일본연구원 연구교수 
"뉴미디어로 진화한 혐한 정서, 정확히 이해해야"
"한일 국민감정,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한일 양국 국민감정의 골을 깊게 하는 '혐한'을 극복할 방법은 무엇일까. 혐한 연구자인 노윤선 고려대 글로벌일본연구원 연구교수는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신한일관계: 협력과 존중의 미래를 향하여'란 주제로 열린 '코라시아포럼'에서 "한일관계를 개선하려면 기존의 잘못된 정형화된 패턴을 바꾸고 아주 작은 불씨라도 서로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릇된 역사 인식에서 시작된 혐한은 두 나라의 비슷한 국력이란 특수성을 띠고 있다. 다른 나라에 대한 혐오 정서와는 다른 양상이다. 그는 "보통 식민지 지배·피지배국의 국력 차이는 크다"며 "한일은 경제·문화·사회 등 전반적으로 차이가 없어 다른 국가 사례와 다르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한국을 싫어하는 일본인' 개념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1992년 한 일본 일간지가 만든 '혐한 담론'은 일본 정치·문화계가 확산에 공을 들였다. 혐한 서적과 일제강점기를 미화하는 작품을 쏟아내 한국에 대한 편견을 부추겼다. 인기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에서 노골적으로 욱일기 문양이 등장하고 제작사의 혐한 발언이 문제가 된 게 이를 방증한다.

노 연구교수는 "최근 유튜브·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뉴미디어로 대화형 상호 작용이 가능해지면서 혐한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양국의 국민감정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독일의 한 주간지는 편견 극복 프로젝트를 시행했는데 서로의 차이를 알기 위해 만나야 한다는 게 결론"이라며 "혐한론자들을 이해하면 그들의 편견이 확대 재생산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