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전두환 전 대통령 조문을 안 가겠다고 밝혔다. 전날까지만 해도 전두환씨에 대해 "옆 동네 어른"이라며 조문을 가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것.
홍 의원은 24일 청년들과 소통하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의 '홍문청답(홍준표의 질문에 청년이 답하다)' 코너를 통해 "조문을 가려고 했는데 절대적으로 반대 의견이 많다"며 "그 의견을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고인의 명복은 빌어야겠지요"라고 올렸다.
홍 의원은 전날 '조문'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며 조문 여부에 대한 청년층 여론을 살폈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은 저의 제2고향인 합천 옆 동네분"이라며 "정치적 이유를 떠나서 조문을 가는 게 도리라고 보는데 어떠냐"고 물었다.
누리꾼들은 대체로 "가지 않는 게 좋겠다"며 반대했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베스트 댓글을 보면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가 가혹했다고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된 '조국수홍(조국수호+홍준표)'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정치인으로서의 선택은 악수라고 생각한다"며 "조국수홍 프레임에 갇혀 눈물을 흘렸는데, 또 그 여지를 안 주는 게 낫다"고 적었다.
일부 청년들은 전씨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강한 청년들을 위해 조문을 하면 안 된다고 썼다. 한 누리꾼은 "청년의 지지를 받는데 권위주의 독재자의 장례식에 조문을 간다면 논란이 생길 것"이라며 "옆 동네 어르신에 대한 동정은 마음속으로만 하고 다시 한번 고려해 달라"고 조언했다.
홍 의원은 앞서 '청문홍답(청년의 고민에 홍준표가 답하다)' 코너에 올라온 '생전 전 전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라고 평가하시나'란 질문에 "1986년 청주지검 초임검사 시절 전경환(전씨의 형) 새마을 사무총장이 청와대 파견검사 시켜줄 테니 찾아오라고 했을 때 거절한 일이 있다"며 "그때 거절했기 때문에 1988년 11월 5공 비리 사건 중 노량시 수산시장 강탈 사건을 수사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이 사건을 통해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그는 1988년 서울 남부지청 특수부 검사로 재직하던 당시 전기환씨를 구속했다. 4년 뒤 1992년에는 서울지검 강력부에서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해 전두환 정권 실세였던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했다. 홍 의원은 이 사건으로 '모래시계 검사'란 별칭을 얻었고, 정치권에 발을 내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