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에 병력을 증강 배치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간 군부 고위급 전화 회담이 이뤄졌다. 양측은 ‘국제 안보에 대한 현안 문제’를 논의했다고만 밝혔을 뿐,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지역 긴장 완화를 위한 방안이 거론됐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이 이날 전화 통화를 하고, 몇몇 안보 관련 관심사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도 통화 사실을 확인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은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통화는 위험 감소와 작전상 충돌 방지를 보장하기 위해 두 나라 (군사)지도자 간 이뤄지는 지속적인 의사소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 관례에 따라 양측은 대화의 세부 내용을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방부도 ‘국제 안보에 관한 현안 문제’를 논의했다고만 밝혔을 뿐,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양국 군부 최고위급의 이번 통화는 '시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10만 명에 달하는 군 병력을 집결시킨 것과 관련, 내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까지 거론될 만큼 심각한 긴장 국면이 조성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킨 사실이 파악됐다며 견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긴장이 유발된 책임은 서방국가들에 있다’고 미국을 비난하며 맞서고 있는 상태다.
전쟁의 공포에 사로잡힌 우크라이나는 미국 등에 손을 벌리고 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지난주 미국을 방문, 자국 영공과 해안 방어를 위해 미국이 더 많은 지원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 언론들은 “미국이 헬리콥터와 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하고, 우크라이나에 군사 고문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일 것”이라는 추측도 내놨다. 다만 러시아는 이번 군대 집결이 순전히 ‘내부 문제’라면서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일으킬 의도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