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레바논 호출기 폭발'에 "우린 관여 안 해"
미국 백악관이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무선호출기 폭발 사고와 관련해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이번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 전쟁에서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이번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오늘 더는 공유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17일과 18일 연이틀 레바논 곳곳에서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선호출기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 최소 26명이 사망하고 3,0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는 레바논 폭발 사건 관련 질문에 "지난 며칠간 발생한 사건에 대해 어떤 수준으로라도 자세히 설명할 수가 없다"고 거듭 밝혔다.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로부터 추가 공격에 대한 언급을 들었느냐'는 물음에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 미국 액시오스는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특사인 아모스 호크스틴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헤즈볼라와의 외교적 시간은 끝났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커비 보좌관은 이스라엘의 국제법 준수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처음부터 얘기한 대로 이스라엘은 자위권이 있다"면서도 "(자위권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는 우리에게 중요하며, 우리는 이스라엘과의 대화를 주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동 확전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는 종전을 보기를 원한다"면서 "처음부터 우리가 한 모든 일은 전쟁의 확대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가자지구에서의)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이 최선의 결과라는 것을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폭발 사고가 휴전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물음에는 "그걸 알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일주일 전과 비교했을 때 안타깝게도 협상에 근접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어떤 종류의 전쟁 확대도 원하지 않으며, 이 위기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이 외교라는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북부 라마트 다비드 공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의 병력, 자원, 에너지가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 전쟁에서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고, 우리는 이에 적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폭발 사고 이후 나온 이스라엘 측의 첫 반응으로, 이번 사건의 배후를 암묵적으로 자처한 것이라고 미국 CNN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