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미국 경제 안정적으로 이끌어"...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임 성공

입력
2021.11.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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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연준 의장 연임...내년 2월부터 두 번째 임기
"코로나19 팬데믹 미국 경제 회복 기여 높은 평가"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부의장으로 지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차기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에 제롬 파월 현 의장을 유임하기로 결정했다. 전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제 위기 관리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향후 금융 정책의 연속성에 무게를 둔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 10개월간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다”며 “이 성공은 내가 추구한 경제 목표와 팬데믹 충격을 완화하려는 파월 의장과 연준의 결단력 있는 조치의 증거”라고 유임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파월 의장과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부의장으로 지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2018년 취임한 파월 의장은 중도 성향으로 분류돼 신중한 통화 정책을 추진해왔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전례 없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제로금리와 자산매입 프로그램 등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통해 미국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월가에서도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시점에 연준 의장을 교체해 시장을 뒤흔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했다. 파월 의장의 연임으로 미국의 금융 정책은 당분간 지속성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다만 진보 성향인 브레이너드 이사가 부의장으로 지명됨에 따라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 완화) 목소리가 좀 더 커질 수 있다. 하버드대 경제학 석ㆍ박사 출신인 브레이너드 이사는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백악관에서 보좌관으로 일했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을 맡았다. 그는 연준 내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고 강한 금융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진보 성향이 강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브레이너드 이사를 두고 “미국의 선도적 거시경제학자 중 한 명”이라며 “우리 국가가 강력한 경제회복으로 나아가도록 파월 의장과 협력해 중요한 리더십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상원 인준 청문회를 거쳐 내년 2월부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임기는 4년이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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