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크게 휘청거렸다. 가볍게 생각했던 바이러스가 우리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고, 국가재난 상황까지 가져올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재난 상황 속에서 우리 국민은 늘 국민과 함께 있는 건강보험의 소중함과 우수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건강보험 덕분에 비용부담 없이 코로나19 진단과 치료에 전념할 수 있었고, 어느덧 백신 예방접종률은 80%에 육박하고 있다.
건강보험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대응에 적극적으로 힘써 왔다. 검사·치료비 80% 지원, 특별재난지역·취약계층 대상 보험료 경감뿐만 아니라, 원칙적으로 정부의 책임인 백신 예방접종비까지 약 2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재정을 부담하며 국민건강의 사회안전망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
내년에는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의료이용이 증가하고, 국민 의료비 경감을 위한 보장성강화 정책의 지속 추진, 그리고 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까지 이루어질 예정으로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언제까지 주된 수입원인 보험료율 인상에만 기댈 수는 없는 법이다. 특히 최근 소비자물가도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료까지 인상이 예상된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적 부담은 결국 소비자들의 고통으로 남을 것이다.
남은 방안은 정부의 재정 지원 확충이 답이다. 정부는 건강보험법에 따라 매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지원해야 하나, 국가가 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
내년도 정부 예산을 보면,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했다고 하지만, 코로나19 대응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건강보험의 정부지원금은 약 10조4,000억 원으로 올해 지원율인 14.3%와 동일한 수준이다. 심지어 이전 정부의 평균 지원 수준인 15%에도 못 미치고 있어 보장성 강화 정책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현 정부의 재정지원 의지가 너무나 아쉬울 따름이다.
국회에서도 건강보험 재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정부의 재정지원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이 지속적으로 발의되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지원금을 법상 지원율 수준으로 증액하고, 내년까지로 되어 있는 정부지원금 한시규정 삭제 및 모호한 규정을 개정하여 안정적인 재정운용이 가능함을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은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인상되는 건강보험료를 꼬박꼬박 납부하며 국민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정부도 단순 지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공동의 책임을 '분담'하는 모습을 보이며 건강보험의 안정적 운영과 우리 국민의 건강권 수호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