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 염산테러 트라우마...포항시 공무원들 부서 옮긴다

입력
2021.11.2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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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과 공무원 16명 인사에 반영키로
염산테러 목격 및 수습 과정에서 트라우마
무단출입 막는 시스템 도입… 청원경찰 추가

민원인으로부터 염산테러를 당한 경북 포항시 대중교통과 공무원들이 원할 경우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길 수 있게 됐다. 이 부서에는 외부인이 무단출입할 수 없도록 인증시스템이 도입됐고, 청원경찰이 추가 배치됐으며 폐쇄회로(CC) TV도 추가 설치되는 등 보안과 방호 시스템이 강화된다.

21일 포항시에 따르면 대중교통과 4개 부서에 근무하는 공무원 16명은 내년 초 정기인사 때 희망자에 대해 모두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길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공무원들이 염산테러 장면을 목격하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트라우마센터에서 상담 중인 부서 공무원들이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정기인사에 맞춰 자리를 옮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포항시는 민원인 테러 발생 후 외부인이 사무실에 무단출입할 수 없도록 인증 시스템을 도입했고 청원경찰도 1명 추가했다. 민원인과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사무실과 비상계단 출입로에 폐쇄회로(CC) TV를 설치키로 하는 등 보안과 방호를 강화하고 있다.

염산테러를 당한 공무원의 아내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인을 통해 "남편의 사고 소식 이후 오로지 눈만 살려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며 애틋한 심정을 전했다.

60대 민원인은 지난달 29일 개인택시 면허 관련 행정업무에 불만을 품고 미리 준비한 염산을 공무원에게 뿌린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로 구속됐다. 공무원은 오른쪽 눈과 얼굴 일부에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포항=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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